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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하루]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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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03.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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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도 (고 은)

내 조상의 담낭 독도
네 오랜 담즙으로 나는 온갖 파도의 삶을 살았다
저 기우뚱거리는 자오선을 넘어 살아왔다
독도 너로 하여 너로 하여 이 배타적 황홀은 차라리 쓰디쓰구나
내 조국의 고독 너로 하여 나는 뒤척여 남아메리카로 간다
뼈와 살이 닳도록 봄밤 북두칠성에 간다
가서 반드시 돌아온다
내가 내 자식이 되어 너에게 돌아온다
내 자식의 담낭 독도.

  개인적으로 전 민족, 조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시를 읽으면 닭살이 돋습니다. 불닭처럼 화끈 달아오릅니다. 조국에게 낯간지럽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는 없는 일이죠. 조국에 이렇게 절절해 보지 못한 나도, 절절해 지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요즘 같은 때이지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 라니요. 손가락을 자르고, 일장기를 불태우고, 일제 불매 운동을 한다해도 도통 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그들이 독도를 다케시마 라고 부르던 날, 독도가 조상의 담낭(쓸개)이였음을, 그저 섬이 아니라 겨레의 몸이고, 고독한 정신이었음을 우리 모두는 깨닫고 있습니다. 독도가 조상에서 후손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몸이고, 정신임을 그래서 타협할 수 있거나 양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4월 4일, 시인들이 독도에 간다고 하지요? 독도에서 ‘독도사랑 시낭송 예술제’를 연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독도, 그 작은 겨레의 담낭 위에서 울려 펴질 시인들의 목소리와 눈물이 뒤범벅 될 가장 아름다운 시위를 미리 그려보는 저녁입니다. 쓸개빠진 조국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 이인자 (국문 97년 졸업, 1996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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