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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와 일본의 국제기독교대학(International Christian University)은 지난 7월3일부터 16일까지
춘천에서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학생 및 교수 16명과 우리학교 박준식(사회학과)교수를 비롯한 학생 및 교수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춘천을
대상으로 한국과 일본 중소도시에서의 주민 의식에 관한 한일 공동 조사 연구를 수행했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의 주제는 “한국과 일본 중소도시의
사회구조, 삶의 질 및 일상생활”로, 내용에는 1) 춘천 시민들의 가족생활 및 남녀관계 2) 사회 의식 3) 외국과 일본에 대한 인식 4)
일본인들에 대한 의식 등이 포함됐다.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선발된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2주 동안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는 양교 학생들이 춘천 주민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주민들에 대한 의식조사를 수행함으로써 지역사회 수준에서 양국 학생들간의 친선과 더불어 상호간의 진정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이번 조사 연구는 96년 여름에는 춘천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97년 여름에는 한국 학생들이 일본에 가서 일본
국제기독교대학이 소재한 지역을 대상으로 동일한 조사를 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학술부에서는 춘천 시민들의 일본인들에 관한 의식조사 중 일부를
싣는다.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은 일본과 일본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의 상당한
부분은 최근들어 좀 더 다원화되고, 다차원적인 것으로 변모하는 양상을 보이는 듯하다. 우선 일본에 가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2.7%가 ‘일본에 가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77.3%가 ‘가보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일본인 친구의 여부에 대해서는 외국인 친구나
동료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실제로 외국에서 온 친구나 동료와 외국에 가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1%에 지나지 않았다. 현재
한일간에는 다양한 현안들이 존재하며, 이들 중 상당한 부분은 양국민의 첨예한 이해 대립 사항도 존재한다. 이에 한일간의 몇 가지 주요 현안들에
대한 춘천 시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경기 시합이 열릴 경우”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응답자의 60.5%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응답하고, 36.1%가 ‘한국이 이기길 바란다’, 2.0%가 ‘별 관심없다’, 1.4%가 ‘전혀 관심없다’고 응답하고 있다. 조사 결과 춘천
시민들은 일본을 극복해야 된다는 의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일제시대에 지어진 조선 총독부 건물을 해체하는 것에 대해
40.9%가 ‘건물을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28.3%가 ‘가능하면 철거해야 한다’고 응답해서 69.2%에 달하는 지배적 다수가
조선 총독부 건물의 해체에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것으로 응답한 반면, 이에 반대하는 견해는 17.1%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 문화의 한국 유입에
대해 응답자의 18.2%가 ‘유입되면 안된다’고 응답했고, 13.8%가 ‘일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입되면 안된다’,
63.1%가 ‘일정한 여과를 거쳐 받아들일 수 있다’, 4.9%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답해 일본 문화의 부정적인 요소만 걸러진다면 춘천
시민들이 일본 문화를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소화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주변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본 경험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면서 군사대국으로까지 발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할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생각에 대한 춘천 주민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현재 일본은 경제대국입니다. 일본이 2차대전과 같이 다른 나라를 침략하길 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해 보았다. 응답자의
16.4%가 ‘그렇다’고 응답하고, 37.1%가 ‘가능하다’, 46.5%가 ‘아니다’고 응답해 그렇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53.5%로
과반수를 상회했다. 일본을 경계하는 인식이 춘천 시민들의 인식 속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간에는 문화적 교류의 활성화라는 문제와 더불어 식민지시대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양국의 인식 불일치 문제 해결이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간의 문화적 교류보다 식민지시대에 대한 사과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알아봤다. 67.6%가 ‘사과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응답했고, 22.0%가 ‘사과조치와 문화적 교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8.4%가 ‘사과조치와 문화적 교류는 관계가 없다’라고 응답하고 있다. 춘천 시민들은 양국의 진정한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적
경험에 대한 분명한 성찰이 전제돼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 지아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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