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불국사의 석굴암과 종묘,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전이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됨에 따라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에 문화체육부(이하 「문체부」)에서는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지속적인 문화재 관리와 보존을 위해 1997년을 『문화유산의 해』로 지정했다. 따라서 「문화재관리국」은 『97 문화유산의해』를 맞아 각종 사업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9월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한병삼 집행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집행위원회」를 조직했다.

  「문화유산집행위원회」는 “민족의 얼 문화유산 알고 찾고 가꾸자", “문화유산 사랑하여 민족문화 꽃피우자" 라는 기치아래 ‘문화유산 찾기, 문화유산 알기, 문화유산 가꾸기' 행사를 준비하고 사업들중 일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관리국」의 승격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고 사업중 일부는 실행할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형식적인 행사로 그칠 우려를 안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의 승격은 오래전부터 거론돼 왔으나 예산 편성에 따른 문제로 매번 좌절됐다. 현재 「문화재관리국은」은 「문체부」에 소속돼 지정·비지정·매장 문화재 등 모든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으나 그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전문인력의 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재정으로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어 문화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주 고속철도 건설처럼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심화되고 있는 지역·집단 이기주의 또한 문화유산 관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문화재관리국」이 광역단체장들과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관리청으로 승격되면 재정과 인력확보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문화유산의 해」 사업중 천연기념물 보호, 경복궁 홍례문 복원 기공식 처럼 기존에 실행되던 계획들이 문화유산 찾기, 알기, 가꾸기 등 3개의 사업에 포함되고, 북한 문화유산 찾기처럼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행사를 준비한 것에 있다. 따라서 「문화유산집행위원회」는 실행이 가능하고 효과적인 사업들만을 추려 내실있는 행사가 되도록 해야한다.

  문화재관리국은 올해 세계문화유산에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등을 추가로 등록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점점 늘어가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관리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괌심을 위해서는 「97 문화유산의 해」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서는 안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문화재관리국」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문화유산집행위원회」의 현실적인 사업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들의 관심일 것이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가꾸어서 후세에 전승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와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말자.

/ 서은경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