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5일 날치기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철회 및 신한국당 규탄 춘천시민 결의대회를 다녀왔다. 이 대회에는 민주노총 산하 각 단체의 조합원, 한국노총 산하 각 단체의 조합원, 3개 방송국 노조, 경실련, 환경연합, 학생 등 노동자를 비롯한 600여명이 참가하였다. 그 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춘천시민들의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에 대한 분노를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의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에 대한 분노의 함성은 춘천 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노동자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의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 개악은 방법상으로나 내용상으로나 크게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형식상으로는 날치기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원칙을 철저하게 짓밟았고, 내용상으로 보면 노동법의 경우는 현재의 독점재벌 위주의 한국 경제체제에서 소외된 노동자를 비롯한 봉급쟁이들의 입장을 대변하기는커녕 더더욱 재벌 위주의 법률안을 통과시켰으며, 안기부법의 경우는 고문 수사 등의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았던 안기부의 악령을 되살리는 제도를 법제화한 것이다.

  통과된 법안의 내용을 좀 자세하게 살펴보자. 첫째로 개악된 노동법은 기존의 노동악법- 소위 3금제라 불리는 복수 노조금지, 제3자 개입금지.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과 공무원 교사의 단체행동권의 제약 등-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개선 대신 철저하게 상징적으로만 처리된 반면, 철저하게 재계에만 유리한 제도인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 변형시간 근로제 등을 도입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현재 국제 노동계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외국의 언론으로부터도 비난의 대상이 될 정도이며, 노동 환경이 나쁘기로 악명 높은 한국의 노동 실정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제도는 민중 생존권의 악화를 불러올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둘째로 안기부법의 경우는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에 대한 수사권을 부활한 것으로 이는 김영삼 정권 초기 자신들도 '개혁'이라 외치며 폐지했던 법안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부활한 이유는 이전의 안기부가 국가안보를 빙자하며 주로 탄압했던 대상이 주로 정치적 반대자와 진보 세력이었음을 살펴보았을 때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그들에 대한 탄압을 용이하게 함이 목적이 있는 듯 하다. 다시 말해 대선에서의 재집권을 위해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안기부를 다시 이용하겠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번의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는 철저하게 집권세력과 독점재벌의 입장만을 대변한 것이며, 노동자를 비롯한 민중들의 입장은 철저하게 외면한 것이며, 이러한 불의에 맞서 총파업을 전개하는 노동자 투쟁은 정당한 것이며,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이다. 덧붙여 이러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신한국당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자신들의 당리당략에만 관심이 있는 보수야당에 대한 지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진정한 초석이 되기를 기원한다.

/ 김영주(사회학과·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