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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김지하에서 정약용까지 ①김지하후천개벽적 생명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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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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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는 1941년 목포에서 동학도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린시절을 목포에서 보낸 그는 이후 원주중학교와 중동고등학교를 거쳐 1960년에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입학 후 약 20년 간은 시작(詩作)과 조직적 실천을 통해서 시대의 불의에 저항했다. 이렇게 사회문제에 눈을 뜬 그는 권력으로 부패한 현실을 비판하고 희망없는 민초들에게 빛을 주려는 시인의 삶을, 죽임이 일반화돼 있는 사회를 좀더 살맛나는 생명의 세계로 후천 개벽하려는 사회변혁가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게 된다.

  그는 1970년(30세), 『사상계』 5월호에 「오적」을 발표해 반공법 위반으로 체포, 투옥된다. 또한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김지하는 형집행 정지로 석방되는 1980년까지 옥고를 치루는 동안 생명사상이 숙성된다. 기일원론(氣一元論), 불교, 동학, 카톨릭에서 얻은 생명으로서의 추상적 사고는 신과학 서적을 통해 과학적 기초를 얻게 되며, 자크 모노, 테아르트 샤르뎅, 서구 녹색운동 관련서적, 생물학과 진화론, 그리고 노자학과 주역 등의 탐독은 그의 생명사상에 관한 윤곽을 잡아줬다. 무엇보다도 옥살이로 얻은 실존적 위기와 참선 등의 수양과정은 생명사상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의 생명사상을 요약해보자. 그는 현재를 문명위기의 시대로 설정하고, 이러한 위기의 원인이 현 문명과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죽임의 세계관과 패러다임에 있다고 본다. 이 죽임의 문명은 본질적으로 반인간적, 반생명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죽임의 문명이 우주, 지구, 생태계, 지방, 인간으로 이어지는 생명과정을 해체시키고 이로부터 이들의 생명가치를 말살시키는 것을 속성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말살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본성, 즉 참된 가치로부터 소외되도록 한다. 이 위기 증후군을 현재의 문명이 전환 또는 개벽해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진단한다.

  김지하에게 생명운동은 세 가지 개념, 즉 살림운동, 생활운동, 후천개벽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살림운동은 곧 영성 회복을 위한 것으로 이는 개인의 성화과정을 목표로 지향한다. 개인의 성화란 생명가치의 체득을 의미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김지하는 진정한 자기로 복귀하는 것, 소아 속에서 대아를 실현하는 과정을 지적한다. 생활운동이란 곧 살림을 가꾸는 것이 사람의 도를 따름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으로 현장성에 기반을 둔 운동을 의미한다. 후천개벽운동이란 지배적인 세계와 과학적 패러다임, 지배적 생활양식을 포함한 문화 전반의 변혁운동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운동의 초기 형태는 1982년 원주 신협과 농협을 중심으로 한 유기농 운동에서 출발했다.

  1986년 생활운동, 환경운동, 소비자운동과 결합해 박재일을 중심으로 한 한살림 운동으로 표현됐다. 생명운동의 정치적 표현은 1994년 생명민회운동으로 나타나는데 그 시작은 1987년경부터 주민자치에 대한 지향으로 제시되고, 1991년 지방자치 국면에서 참여와 자치를 위한 연대 모임으로 실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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