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스코틀랜드 로슬린 연구소의 이안 월머트 박사팀이 분화가 끝난 유전자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돌리」라는 복제양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연이은 복제원숭이에 관한 보도는 이제 인류로 하여금 복제인간이라는 만화 같은 얘기를 현실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복제는 진짜 가능한 것인가.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확실한 답변을 못하고 있지만 생명공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론상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 복제인간의 출현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전공학의 급속한 발전은 인류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산업적인 측면에서 양질의 개체를 복제 생산해 경영 및 경제적 효율을 높일 수도 있고 유전적인 장애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유전자룰 인위적으로 조작해 불행에서 벗어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질병의 단순한 치유가 아닌 수명연장의 꿈을 실현시키는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제인간’이 논란을 빚는 이유는 인간의 존엄성 여부와 윤리적인 문제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그가 훌륭해질 수 있었던 것은 선천적인 그의 모습 외에도 그가 살아온 환경과 성격 등의 후천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예를 들어 덩샤오핑이 앞으로도 중국을 이끌어갈 만한 인재라고해서 수천 수백의 덩샤오핑을 복제했다고 생각해보자. 그 후에도 그가 여전히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재기하는 ‘불도옹(不到翁)’의 모습으로 남아있을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흔히 생길 수 있는 생채기로 인해 이 지구 어딘가에서 거리를 활보하며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또다른 내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죽여도 또 복제하면 된다’라는 인명경시풍조에 물들어 있다면 사회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과학은 인간이 그 매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축복으로 혹은 재앙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19세기 최대의 발명품이라는 다이너마이트는 급속한 산업의 발전을 가져오긴 했으나 전쟁을 통해 수많은 인류를 살상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20세기에 들어서 최대의 프로젝트라고 했던 맨하탄 계획(원자핵분열이나 핵융합에 의한 힘의 활용에 관한 연구)은 히로시마에 수많은 원폭희생자들을 낳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모든 과학은 동전의 양면 같은 성질이 있다. 그러나 21세기 재앙의 씨앗이 되어 인류를 재앙으로 몰고 갈지도 모를 ‘인간복제’만큼은 막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