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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파고'평범한 일상속의 숨겨진 악마적 본성 표현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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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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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익히 『플러드 심플』, 『밀러스 크로싱』, 『빠온 핑크』 등의 코엔프 영화들을 보았다. 기발한 연희적 아이디어와 번뜩이는 화면구성. 영화를 통해 영화를 재구성해내는 코엔형제의 독특한 개성이 독자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비록 헐리우드 진출작인 『허드서커 대리인』으로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 주었지만, 코엔형제에 대한 기대는 버릴 수가 없다. 그런 기대에 보답한 영화가 바로 『파고』이다.

  『파고』는 코엔형제의 영화 스타일을 다시 한 번 유감없이 보여준 영화로 평범한 일상 뒤에 숨은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것이 실화를 재구성한 것이라니 놀랄 수밖에 없다. 돈이 필요한 남편은 몸값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부인의 납치를 사주한다. 그러나 청부를 받은 두 명의 납치범은 일이 자꾸 꼬여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여 경관이 미로처럼 뒤엉킨 이 사건을 맡아 하나하나 풀어 나간다.

  세상은 흰 눈에 덮여 있고 날씨는 너무나 춥다. 미국 중북부 지방의 혹독한 겨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은 감독의 계산된 미장센(화면구성)에 의해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화면구성은 그저 백색의 빈 공간에 불과하다. 공포감마저 자아내는 백색의 화면은 어찌보면 단순함 그 자체이다. 단순함! 바로 여기에 감독의 계산이 깔려있다.

  설원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의 행동은 너무나 평범하며 일상적이다. 감독은 이런 소박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그 위에 소시민들의 악마적 본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둘 사이에는 어떤 불화도 존재하지 않지만 돈이 필요진 남편은 부인의 납치를 계획한다. 또한 ‘스티브 부세미’와 ‘피터 스토메이어’가 맡은 납치범의 캐릭터 또한 악한의 전형은 아니다. 그들은 약간 희극적이며 덜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돈 문제에 이르면 여태까지 그들에게 감정이입됐던 관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잔인한 살인행각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이 재물을 탐하고 부를 꾀하는 모습, 그로 인해 범해을 저지르는 이야기는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진 소재이다. 하지만 『파고』는 평범한 일상속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악마적 속성을 얘기 하므로써 관객을 전율하게 만든다.

  코엔형제 영화답게 장르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영화 장르를 해체시키고 재구성하는 그들의 능력은 가히 최고의 경지라 할 만하다. 『파고』는 기본적으로 스릴러 양식을 취해 음침하고 우울하게 이어지는 화면속에서 금방이라도 무언가 일어날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러나 남편 룬더버그부부와 여 경관 마지부부를 대비시켜 보면 미국풍의 가족영화 스타일로 보인다. 또한 감독은 룬더버그부부에게는 전형적 유형의 , 미지부부에게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부여해 대비시킴으로서 전도된 성 역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는 미국풍 가족 영화에 대한 조소일 수도 있고 현대사회에 부각되고 있는 전도된 성역활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으로 해석될 수 있다.

  표현양식은 하드고어(극단적 폭력취향)의 호러 무비로 마치 샘레이미(『이블대드』)와 데이빗 크로벤 비그(『플라이』)의 악취미를 연상시키는 살인 장면의 연속이다. 극단적 취향의 살인 장면은 간간히 이어지는 웃음의 요소와 혼재돼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피가 난무하고 도끼가 하늘을 가르며, 인간을 분쇄기에 넣어 갈아버리는 등 마치 연기적 살인마가 등장하는 호러무비 같은 스타일로 평화로운 일상은 지옥같은 상황으로 바뀌어 버린다. 더욱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설원의 백색톤 화면은 검붉은 피를 강조하기에 효과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혼란과 강렬한 효과는 장르의 해체와 재구성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다.

  '영화광을 위한 영화' 코엔형제에게 이런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것은 그들 자신이 영화광이었던 만큼 그들의 영화에는 소수의 영화광들이 공유할 수 있는 독특한 양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고』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양식과 다수의 일반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한다. 이것이 코엔형제가 영화광에서 영화작가로 거듭날 수 있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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