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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면 중간시험이 시작된다.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시험공부할 때 어떻게 하면 기억을 잘 할 수 있을까 관심이 많다.
특히 요즘과 같이 학부제 아래서는 자신이 가고 싶은 학과에 가기 위해선 성적이 중요하므로 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배운 내용을 잘 기억해서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이렇게 얘기하면 학생들은 마치 무슨 비상한 비법이라도 알려주려나 보다 해서 귀가 솔깃해질 것이다. 마치 옛날 약장수들이
‘이것만 마셔봐, 모든 병이 다 나아'라고 하는 것처럼 ‘이 방법만 따라해 봐, 그럼 모든 게 술술 다 외워져'라는 식으로 기발한 테크닉 하나
딱 던져 주기 바라는 마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 심리학에서의 기억력 향상 - PQ3R 심리학에서 기억을 잘 할 수 있는 기술이 하나 있기는 하다. 이것은 PQ3R 이라는 방법인데 아는
학생은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내용을 보면 먼저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전체적으로 쭉 훑어 보고(Preview), 다음엔 훑어 본 내용을
읽어보면서 이건 왜 그럴까? 의문을 던지고(Question), 그리고 나서 다시 내용을 읽고(Read), 외울 내용을 암송(반복해서 되내이는
것)을 한 후(Recite), 다시 전체를 요약하는(Review)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심리학 개론 기억관련 장을 참고할 것). 이 방법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면 그렇게 해서 공부 못할 사람이 어디 있느냐, 다른 방법은 없느냐고 다시 요구한다. 이 지경이 되면 필자로서도 난감해진다.
기억을 잘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단 말인가?
▲ 기억력의 핵심은 ‘동기’ 그간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임상에서 느낀 것은 기억이 잘 되는데는 무엇보다 ‘동기'가 중요하다라는 것이다. 즉
내가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할 때 기억이 잘된다는 것인데 내가 좋아하는 과목을 할 때는 이건 왜 이럴까 저건 왜 이럴까 호기심이 생기고 내용을
의미 중심으로 이해하게 되어 재미도 있고 그러면서 내용이 머릿속으로 솔솔 들어온다. 하지만 관심 없는 과목을 공부할 때는 재미도 없고 내용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무조건 외우게 되고 그러면서 지겨워지고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 이처럼 그 과목에 대한 동기가 있으면 우선 흥미가
생기고 흥미가 생기면 왜 그럴까 의문을 던지게 되고 그러면서 내용을 ‘이해'하게 되면서 재미가 생기고 내용이 머리로 솔솔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동기가 없으면 이 과정이 빠지게 되어 기억하는데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동기가 없는 과목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동기가 없을 때 빠지는
되는 과정 - 공부해야할 내용에 의문을 던지고 왜 그럴까 궁리하게 되는 과정 - 을 집어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짜고짜 외우려고 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는 심리학 실험에서도 증명되었는데 외우려고 하는 의도 자체는 기억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고 얼마나 의미있게 내용을 기억하는가가
기억에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따라서 의문을 던지고 내용을 깊이 있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내용을 암기할 때 어떤 학생들 보면 답안지 가득 답을 써 놓고 전체를 달달 외우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는 위험성이
상당히 따르는 방법이다. 효과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대표할 만한 단어를 선택하여 목차식으로 정리한 후 이 단어를 중심으로 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 두 가지는 결국 기억을 잘 하려면 입력단계에서 의미있게 내용을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내용을 의미있게
조직화하지 않으면 기억 속에 저장해 놓았던 내용을 밖으로 꺼내 쓰기 쉽지 않다.
다음으로는 공부할 때 공부 순서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데 기억이 저장될 때 서로 비슷한 내용을 앞뒤로 공부하게 되면 서로 간섭을
일으켜 저장하는데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시험공부할 때는 서로 다른 성질의 과목을 앞뒤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는 내용을 어떻게 저장시키는가의 내용이었고 다음은 어떻게 밖으로 꺼내 쓸 것인가를 심리학에서 실험으로 증명된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공부를 다했으니 이제 놀겠다고? 기억은 기억할 때 기분상태와 기억한 내용을 떠올릴 때 기분이 비슷할수록 더 잘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부할 때 기분과 시험 볼 때 기분이 가급적 일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험보기 전 갑작스러운 기분상태 변화가 있게 되면 시험을
낭패볼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니 시험 기간 동안 기분관리를 잘 해야 한다.
다음으로 시험공부를 다 한 다음 공부 다했다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는 단순히 시간문제가 아니라 기억을
떠올릴 때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일정 내용을 외우게 한 후 바로 잠자게 한 집단과 일상생활을 한 후 잠자게 한
집단을 잠에서 깨어난 후 회상율을 조사한 결과 전자가 후자보다 회상율이 높았는데 이는 시험 전날에는 다른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바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 내용을 읽어보면 기억을 잘 하는데는 신통방통한 비법이 없다라는 것이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과목에 얼마나 흥미가
있느냐, 즉 동기가 있느냐이고 얼마나 내용을 잘 이해하느냐이다. 이렇게 보면 기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인데 이 동기가 생기기 위해서는
내가 흥미있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즉 자기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그러므로 가깝게는 중간시험에서 시험을
잘 보는데 노력하고 멀게는 내가 인생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인생방향을 설정하는 노력을 하기
바란다.
/ 허재홍(학생생활 상담센터 전임상담원)
☎ 전화 : 248-3030~1
e-mail : sungshinp@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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