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범한 제15대 교수평의회가 산하에 세 개의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교평소식'에 따르면, 제1분과의 교무·인사 특별위원회에서는 조만간 총장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교수들의 평가를 실시하고, 특임교수 채용 문제와 경영대학 분리 독립 문제 등과 같은 교무·인사 행정에 대해서도 견제와 감시 활동을 강화해 나가게 된다. 그리고 제2분과의 재정·복지위원회에서는 대학발전기금 모금운동과 함께 교육·연구환경 개선 및 교원 복지 증진에 관한 활동을 펼치고, 제3분과의 봉사·협력위원회에서는 한림인의 친목 도모와 함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협력 활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다.

   대학발전을 위한 이러한 의욕적인 활동 계획들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우선 평교수들의 관심과 뒷밀이가 필수 불가결하다. 지난 '연봉제' 반대 서명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관심과 열정이 일과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학내 현안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양과정 개편을 포함한 '기초교육대학' 설립 문제, 책임시간 축소와 졸업이수학점 조정 문제, 새로운 학과와 기구 신설, 부설연구기관 편제 개편 등과 같은 교무행정 과제에 대한 관심 표명은 물론이고, 대학발전기금 모금과 지역 봉사활동을 위한 '사랑의 1%클럽' 운동에도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다음, 의장단의 리더십과 품격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단과대학 평의원들의 능동적인 활동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단대 평의원을 종래와 같이 신임교원 위주로 채워 넣을 일이 아니다. 아직은 대학 사정에 어두울 뿐만 아니라 교육과 재임용, 승진 준비로 여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정을 잘 알고 있는 중견교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때다. 교육, 연구, 봉사 활동에 관한 중견 평의원들의 풍부한 경험과 역량이 뒷받침되고, 그것을 결집하여 문제를 타개하는 의장단의 리더십이 전제될 때, 비로소 교수평의회의 생산성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대학 당국은 교수평의회 규정대로, '대학의 발전과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는 파트너로서의 교수평의회를 인정해야 한다. 본부 일에 사사건건 발목이나 잡는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로 생각할 게 아니라, 대학의 민주적 발전을 이끌어 가는 양륜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교수평의회에서 제안하는 '한림대 종합발전 조정위원회'를 하루 빨리 구성하여, 학내의 모든 현안들을 함께 풀어나감으로써 명실공히 'TOP 10'에 걸맞는 '종합발전'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총장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역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교원들이 학기말마다 수강생들의 강의평가를 받아 지난 강의에 대한 반성과 다음 학기 강의준비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듯이, 총장 또한 평교수들의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 자신의 업무수행 결과를 검증 받는 게 바람직하다. 대학행정에 관한 권한과 책임이 본부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총장의 생각과 판단은 대학의 운명과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방분권화 시대를 맞이하여 본부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단과대학으로 넘김으로써 대학행정의 무거운 짐을 나눠 들어야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단과 대학장들에 대한 평가는 이 '단대 분권화'가 이루어지고 나서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