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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21세기의 정치경제학 : 방법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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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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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29일 한국사회경제학회 1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서울대학교 문화관 세미나실에서 ‘한국자본주의와 21세기의 정치경제학’이란 주제로 열렸다. 한국 경제의 위기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학계에서는 정치경제학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학술부에서는 한국사회경제학회 학술대회에서 ‘21세기의 정치경제학:방법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던 김수행(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강연을 요약해 싣는다.

세기말 현상

  지금 세계는 정치적·경제적 그리고 사상적으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자본의 세계화는 급속도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를 비롯한 일반 대중들의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함으로써 현재의 자본주의 이외에는 새로운 사회형태가 없다는 ‘역사적 종말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세기말의 혼란은 정치경제학의 ‘정통적’ 연구방법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고, 정치경제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정통적’ 정치경제학은 경제적 토대로부터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려 했고, 경제적 모순을 해결하면 모든 사회적 모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경제적 위기는 노동자 계급을 단결시키고,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는 위기를 맞아 혁명적 정세가 형성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1970년대 이래 경제위기는 오히려 노동자 계급을 분열시켰으며, 지배계급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을 정통적인 정치경제학은 해명할 수 없었다.

새로운 인식론적 명제

  세기말적 현상과 ‘정통적’ 정치경제학의 연구방법 전화 필요성은 새로운 인식론적 명제들을 제출했다. 복잡성과 과잉결정에 관한 명제와 주체의 형성과 실천적 개입에 관한 명제들이 몇 개의 주요한 명제들이다.

  ‘복잡성’에 관한 명제는 사회에는 이질적인 다양한 과정들이 중층적으로 접합하고 있으며, 어떤 특정한 과정이 중심적이거나 특권적인 위치를 차지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양한 차이를 가지면서 불균등하게 발전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동할 수밖에 없다는 명제이다. ‘주체’관한 명제는 주체를 이질적인 다양한 과정들에 의해 중첩적으로 형성되므로 주체의 정체성을 생산관계에 의해서만 단일하게 규정할 수 없다는 명제이다. 또한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에 관한 명제는 주체들이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에 대항, 실천하는 과정에서 사회가 변화한다는 것으로 어떤 형태일지는 변동하는 정세와 세력관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이다.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연구 방법

  위의 인식론적 전기들을 정치경제학에 적용해보면 경제는 자연환경, 정치, 이데올로기와 상호작용하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학문들간의 연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연구방법은 다양한 사회현상을 경제로 환원시키는 것도 아니며, 경제를 본질적 원인이라고 보는 것도 아니다. 또한 현실사회에서는 자본주의적 관계와 비자본주의적 관계를 연유하는 모순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노동자·자본가 모순을 자본주의 사회의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학자는 자신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연구함으로 노·자모순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방법은 경제를 생산·교환·분배·소비의 관련에서 파악하는 경우에도 각각의 분야는 불균등하게 발전하면서 특정한 경제현상을 야기시킨다고 볼 수 있다.

정치경제학의 과제

  21세기의 가장 큰 문제는 자본의 세계화 경향, 이것의 경제적·정치적 이데올로기적 결과, 그리고 이것에 대항하는 대중운동의 방향이다. 자본의 세계화에 의해 자본은 국적에 얽매일 필요가 없게 됐고, 자본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가치증식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국가들 사이에 이해 대립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자본의 세계화에서도 국가의 개입이 요구될 수 있다.

  따라서 제기되는 첫번째 과제는 세계화가 진전되면 국민국가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두번째 과제는 세계화에서 나타나는 EC, NAFTA 등의 국제기구에서 나타나는 경제통합이나 지역통합과 같은 지역주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이다. 세번째 과제는 각국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따른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문제 해결이다.

  자본의 세계화를 추진하거나 경제의 규제를 점점 더 시장 또는 사적 이윤에 맡기게 된 것은 국가나 국제기구들의 의식적인 정치 행위였다. 따라서 지방적, 전국적, 그리고 국제적 차원에서 자본의 권력에 대항하는 민주화운동을 활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강조해야 할 것은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전략이 국제협력이나 세계 전체의 생태와 문화를 파괴할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의 이윤 추구욕을 규제하면서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자본의 이동을 규제하는 것, 그리고 자본의 활동을 민주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주화운동 또는 대중운동은 지방적, 전국적, 국제적 차원의 공권력을 민주화함으로써 위와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실업, 노동조건의 악화, 환경과 생태의 파괴, 불균등 발전, 국제적인 빈부격차, 국제적 대립의 증대 가능성, 인종주의, 성차별에 대항하는 운동들은 하나의 민주화 운동에 결집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다. 새로운 사회는 민주적인 국제기구 아래 국제협력을 증진하면서 지역적, 국민적 다양성을 지니게 될 것이다. 사적인 이윤 추구가 공동체의 복지에 종속하게 될 것이고, 모든 주요 문제들이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될 것이다.

/ 학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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