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피해야 할 단어, 친해야 할 단어’의 첫 번째 시리즈로 우회적, 주관적 표현들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해서, 오늘은 그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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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영어를 툭툭 내 던져야, ‘있어’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햄버거도 ‘햄버~ㄹ거’로 굴려 발음하고, 말끝마다 ‘웁스’ (woops)를 들먹이며 물 건너 연수 다녀온 티를 내던 시절의 얘기다. 제 딴에는 의도적으로 뽐내지 않는 이상,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경우였을 테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더 이상 아니꼬울 수 없었다. 글 역시 마찬가지다. 부지불식간에 쓰는 리포트와 수필, 서평과 논문에는 읽는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할 외래어와 생경한 전문 용어가 그득할 테니. 명심할 사실은 이미 국어화한 외래어들은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우리말로 대체가 가능한 데도 굳이 외래어를 쓰는 경우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다음은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절대 비호감 단어들.

   ‘가제트’는 이 영화의 ‘히어로’이다.
   이 영화는 10대를 ‘타겟’으로 삼고 있다.
   상사의 ‘와이프’가 직원을 사적으로 부린다.
   ‘비즈니스’ 때문에 그를 만나기 힘들다.

  이와 함께, 전문 용어를 쓰지 않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이는 글을 읽는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 만큼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 유학 시절, 전문 교정가에게 필자의 논문을 맡긴 적이 있었다. 문제는 교정을 봐주던 이가, 논문에서 언급되던 ‘역삼각형' 기사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해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언론 전공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단어였기에 굳이 부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나의 실수였다. 만일, ‘역삼각형'이라는 문구 앞에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순차적으로 배열하는’ 이라는 아주 간단한 설명이라도 달아 주었더라면, 교정 보는 이에게 어려움은 없었을 터인데.

  해서, 좋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독자를 고려해야 한다. 만일, 교수와 자신만 보고 다시는 읽지 않을 글, 자신 혼자만 꺼내 보고 만족해 할 글이라면 얼마든지 영어와 전문용어를 남발해도 좋다. 그러나, 자신의 글을 업그레이드하고 독자들에게 사랑받고자 한다면, 결코 이 같은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한번, 생각해 보라. 자동차 수리공에게 차를 맡기며, 고장 원인을 묻는 고객에게 도대체 알아들을 수 없는 전문 용어와 영어만 남발하는 카센터에 어느 손님들이 모여 들지를.

  이 쯤에서 한 가지만 더.

  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연예인들이 나와 자기들끼리 “형님” “동생” 운운하며 존대하고 반말하는 경우를 가끔 접한다. 이 경우,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드는가? 만일, 이러한 연예인들의 대화가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필자 역시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인지상정 (人之常情)이라고,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여기가 자기네 안방인가? 아주, 동창회를 하고 있구만”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글도 똑같다. 만일, 여러명에게 드러내야 할 글이라면, 가급적 ‘존칭’과 ‘존대어’를 줄여야 한다. 

   “어르신을 공경해야 한다는 할아버님의 당부 말씀은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문학의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이러한 문장은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는 할아버지의 당부를 지금도 소중이 간직하고 있다”처럼 보다 객관적이고 대중적으로 바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