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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짱] 글의 화룡첨정이 ‘결말’결말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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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진솔하게, 반복은 금물! 명언을 활용하며 연설체로 써도
애니메이션 감독 ‘쿠로다 요시오’가 1975년 내놓은 영화 ‘플란더스의 개’는 역대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엔딩씬으로 더욱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함께 저팬 에니메이션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요시오는 당시, 애니메이션은 결코 예술이 될 수 없다는 세간의 인식을 ‘라스트 씬’ 하나로 송두리째 바꿔 놓은 장본인이었다.
간단히 영화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주인공 네로는 일찍부터 부모를 여의고 할아버지와 함께 우유 배달을 하며 어렵사리 살아가는 명랑 소년이다. 그런 그는 동네 유지와 마을 사람들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지만, 언제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착하다 착한 주인공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신 후, 세들어 살던 집에서 나가달라는 집 주인의 성화로 애완견 ‘파트라슈’와 차디찬 눈보라를 뚫고 마을 성당으로 향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결국 추위를 견디지 못한 채, ‘파트라슈’를 부둥켜 안으며 그토록 동경하던 화가, 루벤스의 그림 앞에 누웠던 네로는 새벽 무렵, 천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파트라슈’와 함께 하늘로 승천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1970년대 말 방영 당시, ‘플란더스의 개’ 마지막 회는 연말 분위기와 맞물려 집집마다 눈물 바다를 이루게 했고, 최근까지도 여러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엔딩씬으로 기억되고 있다. 물론, 필자 역시 어린 시절 이 장면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당시의 애수(哀愁)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드라마의 첫 장면이 시청률을 좌우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글의 첫머리 역시 읽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아두는 갈고리 역할을 한다는 강조와 함께. 그렇다면, 글의 마지막은 어떨까? ‘글짱 다이제스트’의 이번 주제는 바로 그런 결말에 대한 이야기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의 좋은 결말은 오랜 여운을 남겨준다. 끝이 인상적인 영화는 오랫동안 시청자와 관객들의 마음 속에 회자되게 마련이다. 반면, 어떻게 끝났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영화들은 확실한 마무리에 실패한 경우다. 때문에 글쟁이들 역시 첫 문장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문장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마련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심정으로 용의 그림에 마지막 눈동자를 찍는 화가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힘 있고 인상적인 맺음말을 쓸 수 있을까?
먼저, 맺음말은 짧을수록 좋다. 물론, 마지막 문단에 포함되는 문장 수 역시 적을수록 좋다. 반면, 늘어지는 결말은 글의 인상만 구길 뿐이다. 때문에, 좋은 글일수록 결말은 단촐하고 간결하게 끝내야 한다. 그렇다고, 단 한 문장으로 끝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대략 서너 문장으로 매듭 짓을 것을 조언하는 바이다.
두 번째로 던져줄 수 있는 조언은 속담이나, 명언, 상투어와 고사 성어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것이다. 자신의 결론을 장황하게 다시 한번 반복적으로 설명하기 보다, 핵심을 찌르는 명언으로 끝맺으라는 말이다. 이 같은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역시 주제를 잘 표현할 관련 어구를 찾아보아야 한다. 만일, 주변 지식이 없다해도 그다지 낙담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 지식 백과에서라도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면 독(毒)이 되는 인터넷이지만, 적절하게 활용하고자 한다면 요술 램프와 같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인터넷이니까. 명심해야 할 사실은 앞에서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도돌이표 맺음말은 반드시 피하라는 것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기에 보기를 한번 들어 보겠다. 예를 들어, 통일을 염원하는 리포트를 쓴다고 가정해보자. 글쓴이의 서론과 본론은 통일의 당위성을 중심으로 흐를 것은 분명할 터. 그렇다면, 고루한 주제, 평범한 글에 반전을 꾀하려는 의미에서 맺음말로 더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역사를 놓고 볼 때, 한 민족이 통일과 분열을 반복하는 것은 인류의 숙명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렇다면, 분열된 시간보다 통일된 기간이 더 길었던 한민족이 통일되는 운명은 그야말로 시간 문제일 것이다. 분단이 비극의 ‘시작’이었다면, 이제 비극의 ‘종결’만이 남은 셈이다.
잊지 말자. 결말 중의 결말은 바로 맨 마지막 문장이라는 사실을. 짧을수록, 또, 인용구를 삽입할수록 배가(倍加)되는 파괴력과 함께.
*중국 양나라의 화가, 장승요에 얽힌 사자성어.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장승요는 한 사찰의 부탁으로 절 벽에 보는 이들이 모두 감탄할 용을 그려 넣어 주었다. 그러나, 용의 그림에 눈동자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주변의 권유로 마지못해 눈동자를 그려 넣자마자, 용이 벽에서 튀어나와 하늘로 승천했다는 고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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