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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선택을 강요하는 세상에 대한 반항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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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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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로 오면서 세상은 좀더 편하고 풍요로워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회는 미래를 위해, 자신을 위해 젊음을 희생하기를 강요한다. 그것을 거부하는 청춘의 마음을 사람들은 ‘반항’이라고 말한다. 이런 젊음의 반항을 그린 영화들은 아주 많이 있는데 그 중 한 영화가 바로 「증오」(95년작, 프랑스, 마타외 카소비츠 감독)이다. 이 영화가 개봉되기 바로 전, 젊음의 반항을 다룬 두 영화가 있다. 바로 「트레인스포팅」과 「비트」이다.

  「트레인스포팅」의 주인공 랜튼은 첫장면에서 “인생을 선택하라, 직업을 선택하라… 하지만 왜 이런 것들을 해야하는가?”라고 읊조리며 ‘선택’하기 전에 자기의 위치에서 최대한의 쾌락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사회에 반항하며 삶을 살아간다. 마약, 술, 도둑질 등을 일삼다가 친구들을 배신하고 ‘구린돈’을 챙긴다. 그러나 누구도 ‘랜튼’을 욕할 수는 없었다. 자기의 미래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비트」도 첫 장면의 패싸움과 함께 민의 독백이 흐른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 싸움이 끝난 후에 그때는 그게 전부였다고 민은 다시 말한다. 민에게는 싸움만이 젊음의 반항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민은 그 반항을 멈추지 못하고 친구들을 잃고, 그 복수를 하려다 자신도 죽음을 맞는다. 인생을 선택하지 못한 민의 결말인 것이다. 두 영화를 보고 난 이렇게 생각했다. ‘반항’은 젊음의 특권이지만 결코 사회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자기를 위해서든, 사회를 위해서든 젊음은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증오」는 「트레인스포팅」이나 「비트」처럼 화려한 촬영기법이나 잘난 배우들도 없고 여자배우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는 유태인 빈츠, 아랍계 사이드, 흑인인 위베르가 프랑스의 할렘가인 방리유에서 벌이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세 명의 주인공들은 지난밤 시위 도중 친구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를 듣고 친구를 만나러 병원에 가지만 만나지 못한다. 빈츠는 병원에 입원한 자기의 친구가 죽으면 그 복수로 시위 도중 노획한 권총으로 경찰 한 명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파리를 배회한다. 그리고 여러가지 일들을 겪는 도중 병원에 입원한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빈츠는 경찰을 죽여야겠다고 복수를 결심하지만 실행하지 못한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순찰을 돌던 경찰의 오발에 의해 머리에 총알을 맞는다. 빈츠는 「비트」의 민처럼 복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랜튼의 선택을 택하지만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 것이다. 우리의 젊음은 이러한 세상에 반항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아니 반항이 아니라 증오할 수밖에 없던 것이 아닐까. 다음과 같은 대사로 「증오」는 젊음을 요약한다. “마천루에서 한 청년이 떨어지면서 스스로에게 타이르지, 아직까지는 괜찮아, 아직까지는 괜찮아, 다만 어떻게 착륙하는가가 문제지…”

  「증오」는 「비트」나 「트레인스포팅」보다 젊음을 더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젊음은 그저 추락하는 것 뿐이라고, 벗어날 수 없고 그 결말을 향해 그저 달려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이다. 꿈? 선택? 이런 날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젊음은 추락을 피할 수 있을까? 처음부터 꿈이나 선택 같은 것은 추락에서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착륙만이 중요한 세상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내 젊음은 ‘반항’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내 젊음은 ‘증오’하는 것이다.

/ 이상욱 (철학과·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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