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4학년 졸업준비생들을 대표하며, 졸업에 관한 기본 업무와 졸업생의 사회진출에 관한 제반 사업을 총괄하는 학생자치기구이다. 그러나 처음 구성될 당시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어 졸준위에 대해 알아본다.

구조적 문제, 민주성 확보에 장애
자치기구로서의 위상 확립·학교측의 대우 보장 시급

  졸준위는 위원장단과 각 학과 졸준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단 선출은 5학기 이상 이수한 자에 한해 매년 11월에 등록을 받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주관으로 4학년 학생들이 직접선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처럼 중선관위가 구성되지 않았을 때는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졸준위선거를 위임받아 집행하게 된다.

  졸준위 재정은 4학년 및 3학년 2학기 졸업예정자의 졸업준비금으로 책정되는데 그 내역은 앨범비, 장학사업비, 가운관리비, 기념품비, 활동비 등이다. 감사는 졸준위 내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가 맡게 되고 공개기구의 감사를 받아야 하지만 지난 1, 2대 민주졸준위는 공개기구의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졸준위는 구성면에서는 기존의 졸준위보다는 체계성을 갖춰 출발했는데 이러한 계기를 마련한 것은 96년 선거를 치르면서이다. 당시 선거는 공개성, 민주성,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해 학생들의 비판을 받았다. 또한 회칙이 부실해 특정고등학교 출신자가 졸준위를 구성하고 있었으며 각 공개기구의 제재 및 감시가 없었다.

  이에 12대 졸준위원장단선거가 무효화되며서 출범한 1대 민주졸준위는 ▲회칙의 전반적 개정 ▲졸업준비 대표에 대한 직책별 차등적 장학제도 실시로 착복행위, 부정선거 방지 ▲사진관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 과정에 있어서 공개성, 민주성 담보 ▲동문회비, 장학사업비 사용내역 및 12년간 누적된 금리의 사용처 확인·공개 외 6개의 공약을 내세웠다. 이들 공약은 졸준위 구성과 운영의 민주적 안착 및 투명성 확보라는 취지와 관련해 졸준위 사업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공약들은 그동안 잘 지켜지지 않아 ‘민주’졸준위의 구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졸준위 사업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지 않아 비리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졸준위가 다른 학생자치기구와 같이 독자적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며, 졸준위 사업전반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의원회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할것이다.

  둘째, 졸준위는 현재 학교측으로부터 다른 학생자치기구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학생자치기구의 경우 자치기구장들은 학교측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성적이 되면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다. 그러나 졸준위의 경우, 학생자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장학금 혜택에서 제외돼 졸준위원장단의 책임성 결여를 불러올 소지를 안고 있다.

  마지막으로 4학년 학생들의 협조가 미비하고 관심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졸준위원들은 아무리 상황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호응이 있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분분의 학생들은 졸준위를 졸업앨범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단체 정도로만 인식해 많은 관심을 갖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올해 새로 구성될 졸준위에서는 학생자치기구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학생들 또한 졸준위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