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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짱] 중심문장 없는 통괄식 = 두루뭉실주제 위치에 따른 문단 구성 이야기 III: 통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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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간에 걸쳐 두괄식과 미괄식 문단에 대해 알아 보았다. 그렇다면 주제 위치에 따른 문단 구성 방식에 있어, 결론 자체가 없거나 문단 안의 글 하나 하나가 다 중심 문장의 역할을 하는 ‘통괄식’의 경우는? 다음을 보자.
들머리
“……12253번 C 고등학교, 12254번 A 고등학교, 12255번 B 고등학교……”
“와~.”
20여년 전, 1월의 어느 날. 당시, 고등학교 입학 자격 시험인 ‘연합고사’를 끝내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학교 배정 발표를 듣고 있던 필자의 식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B 고등학교보다는 A 고등학교에 배정되기를 바랬는데, 그 소원이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사실, B 고등학교는 교내 부대 시설도 부실한데다, 선배들이 거칠기로 소문난 곳이었다. 이에 반해, 길 건너편의 A 고등학교는 체육관, 대강당은 물론, 도서관과 테니스장, 수영장 등 없는 것이 없는 별천지였다—결국, 학교측은 졸업 때까지 도서관만 이용하도록 강제했지만. 과거, 교육 비평준화 시절에는 감히 꿈도 못 꿨을 교육 평준화 정책의 혜택은 먼저 그렇게 필자에게 다가왔다.
펼치기
돌이켜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특별히 머리 싸매고 공부했던 기억은 없었다. ‘연합고사’라는 것이 워낙 쉽게 출제되었기에, 반에서 웬만큼 공부하는 학생들은 200점 만점에서 180점 정도는 힘들이지 않고 얻는 것이 다반사(茶飯事)였다. 물론, 만점을 맞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최소 커트라인으로 일컬어지던 120점 안팎을 얻기란 대단히 힘들었다. 오히려,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니 과거 비평준화 시절에 유행했다는 ‘중3병,’ ‘고액 과외’ 등과 같은 부작용을 겪을 리가 없었다. 자연히, 교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학생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스트레스 없는 학창 시절을 만끽했다. 지금도 필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선생님과 친구들은 대부분 중학교 시절의 사람들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돌변했다. 역시, 대학 입학이 최우선 목표인지라 선생님들은 엄하고, 성난 얼굴로 언제나 “공부, 공부”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셨다. 게다가, 반 분위기도 늘 무겁고 전투적이었다.
마무리
교육 비평준화를 놓고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물론, 평준화, 비평준화 모두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의 경우를 놓고 볼 때, 한창 꿈이 많던 시절의 교육 평준화는 분명, 넘치는 추억과 행복한 기억을 안겨주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공부 잘 하는 소수의 아이들에게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될 비평준화를 선뜻 지지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보면, 공부 잘 하는 소수의 학생들조차 한 명 한 명에게 등급을 매기고 서열화하는 비평준화의 올가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테니, 그들 역시 제도의 희생자가 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굳이 비평준화를 강행할 필요가 있을까? 만일, 실시한다손 친다면, 전국적으로는 평준화를 정착시키되, 각 지역별로 한두 개씩만 비평준화 고교를 허용하는 방식은 어떨까?
필자가 정의하는 ‘통괄식’이란 앞장에서 간단히 설명한 대로 중심 문장이 아예 없거나, 또는 중심 문장이 여럿 나열돼 있는 경우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통괄식’으로 가장 쉽게 분류할 수 있는 것이 ‘일화’(逸話)와 ‘문답형’(問答形)이다. 통괄식 문단으로 예를 든 윗글의 들머리와 펼치기가 그 전형(典型)에 속한다. 이와 함께, 마무리 부분에서는 중심 문장으로 분류해도 손색 없는 문장들이 여럿 보이고 있다.
이제까지 세 단계에 거쳐, 문단의 구성과 관련해 ‘주제의 위캄를 어디에 배치하느냐, 또는 주제가 아예 없거나 주제가 많을 경우에 따라 문장을 어떻게 기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다음 주에는 앞서 얘기했던, ‘전개 방식’에 따른 문단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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