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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0일 사월혁명연구소를 가기 위해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낙성대역에 내렸다. 그러나 연구소를 알리는 간판이나 표지판이
없어 찾기가 힘들었다. 주소를 통해 연구소가 위치한 건물 2층에 올라가서야 사월혁명연구소의 현판을 볼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연구소 소장과 두명의 연구원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근무하는 간사 중 한분은 우리학교 출신인
김혜진(사회학과 91학번) 선배였다. 그래서 더욱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런 의미있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니 기자는 작지만
뿌듯한 한림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사월혁명연구소 소장 조영건(경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연구소에 대한 질문을 시작한 기자에게 “4·19가 무엇인지, 아는대로
얘기하라”고 말해 기자를 당혹스럽게 했다. 그러나 기자의 대답을 듣고 칭찬과 함께 틀린부분을 지적해 주면서 4·19와 사월혁명연구소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영건 소장은 “프랑스혁명이 서구민주주의의 전범이었듯 사월혁명은 근대독립국가의 전범”이며 “우리 연구소는 30평 정도의 작은
규모이지만 연구소 창설은 4·19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연구소 창설의 의미를 설명했다. 1988년 6월3일 ‘1960년 사월혁명 이념의
올바른 정립과 구현방향의 연구와 실천’을 목적으로 사월혁명연구소는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대학교 3, 4학년이었던 4·19 중심 세력들이 모여
결성한 이 단체는 진보적 학술단체 협의회에 소속돼 있으며 전체회원은 현재 약 100명 정도이다. 연구소의 주요 활동은 사월혁명 계속사업, 연구와
자료수집, 학술토론회, 연구발표회, 교육연수, 출판 등이며 매년 4·19 기념행사를 마련해 사월혁명상을 시상하고 있다.
사월혁명상에 대해 조영건 소장은 “수상자는 통일과 민주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고 있으며 이 상은 우리나라의 어떤
상보다 값지고 의미 있는 것”이라며 그 수상의 의미를 강조했다. 사월혁명상 역대 수상자로는 ▲제1회 권찬주(김주열 모), 이소선(전태일 모),
장준하 ▲제2회 이수병 ▲제3회 김상진, 문익환 ▲제4회 유가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임종석 ▲제5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임수경 ▲제6회
신창균, 민상원 ▲제7회 단병호 ▲제8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수상했으며 올해는 서준식씨가 수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4·19 기념 행사로 기념토론회를 마련해 연구소 회원들 중심으로 4·19에 관한 토론을 벌인다. 올해는 지난
4월17일 종로성당에서 ‘사월혁명과 현단계 자주·민주·통일의 과제’라는 주제로 제9회 사월혁명 시상식 및 토론회를 가졌다.
연구소는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경 사월혁명연구소에서 월례발표회를 개최해 시기별로 이슈가 되고 있는 시사문제에 대해 발제와
토론을 하며 발표회는 모든 사람들에 공개된다. 연구소에서는 여기서 발표된 내용은 연구소 활동, 회원 기고를 함께 담아 격월로 발간되는 회보에
수록하고 이 밖의 출판 사업으로 4·19 혁명 5주년마다 기념 논문집과 4·19자료집을 펴낸다.
비정기적 행사로는 4·19 문화예술행사가 있으며 올해는 문호근 예술제를 계획 중이다. 또한 동학농민군 명예 회복 및 보상
추진위원회, 민족문제 연구소, 광주 5·18유관단체, 6·10항쟁 기념사업회, 제주 4·3항쟁 기념사업회, 동아시아 인권 평화위원회, 과거 청산
연대회의 등과 함께 여러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연구소 조직체계는 임원, 이사회, 기획위원회, 운영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홍보위원회, 분과위원회(정경·문화·사회)로 구성돼
있다. 조영건 소장은 연구소 운영에 대해 “연구소는 4·19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며 사월혁명의 정신을 젊은 세대에게
확산 시키키위해 전 회원이 연구소 위원으로 소속돼 업무를 처리하고 실천적 연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월혁명연구소의 회칙을 보면 회원자격은 사월혁명연구소 목적에 찬동하는 개인으로 특별한 자격 제한이 없으며 운영위원회의 결의로
정회원과 준회원의 자격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연구소의 회원은 연구소 행사에 참여하고 연구소가 발행한 자료를 받을 수 있으며 회비
납부와 연구소의 결정 사항을 준수할 의무를 갖게 된다고 씌어 있다. 이에 대해 조영건 소장은 “사월혁명을 계승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하면서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조영건 소장은 4·19의 의미에 대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유산으로 4월혁명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래서 사월혁명
앞에서는 겸허할 수밖에 없다. 사월혁명은 민주 공화국을 원동력으로 현재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게한 힘”이라며 “군사정권이 4월혁명을 삭제하고
4월혁명 주체들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하지만 그 정신은 6·10항쟁을 가능하게 했다. 4월혁명은 근대적 가치, 민주주의적 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와 규율이 무엇인지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영건 소장은 “4·19는 미완성의 혁명이기 때문에 그 정신을 복원하고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학생들에게 “4·19를 공부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주체들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구소를 나오면서 처음 생각했던 웅장한 연구소의 모습은 아니였지만 그 작은 공간에서 4·19의 정신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원들의 모습이 또다른 4·19의 부활로 느껴졌다. 4·19는 현재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잊혀져가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 세대에게 조차
잊혀져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정신과 의미는 이미 부활해 이 사회에 큰 파문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땅의 민주화의 나무로 영원히 자라날
것을 기자는 확실할 수 있었다.
/ 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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