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6기 대의원대회를 정부가 원천봉쇄 해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를 잠정 유보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지난 5일 한총련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해 6기 대의원대회의 행사장인 영남대학교를 원천봉쇄하고 대의원대회의 참가자를 전원 구속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방경찰청은 영남대학교, 경북대학교, 터미널 등 대구지역 일대에 약 70여개 중대, 8천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각 대학의 출입을 통제하고 불심검문을 실시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처로 한총련 6기 임시의장 손준혁(영남대학교 총학생회장)군은 대의원대회의 개최가 어려워지자 지난 10일 오전 영남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원천봉쇄와 대회장의 강경진압이 철회되지 않는 한 6기 한총련 대의원대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대회의 잠정 유보 방침을 밝혔다.

  이번 6기 대의원대회의 무산으로 한총련 소속 대학생 약 1천5백여명은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등에서 ‘6기 대의원대회 평화적 개최 보장 및 한총련 이적단체 규정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12일 6시경 학교 밖으로 나와 대구시내 동성로와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대의원대회 기간 동안 한총련 대의원과 대학생 전체 2백95명을 연행하고 이 중 18명을 사법처리했다. 한편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19개 대학 총학생회장단은 9일 연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한총련 대의원대회에 불참할 것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정부의 이번 6기 한총련 대의원대회 원천봉쇄 및 참가자 전원 구속 방침에 대해 “한국 학생운동의 발전은 학생운동 스스로의 혁신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한총련에 대한 이적단체 규정과 한총련 대의원대회 원천봉쇄 등 학생운동 탄압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