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 새로운 인생체험의 ‘카타르시스’

▲ 사진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을 내게 된 동기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IMF한파’를 극복한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21세기 문화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필요하다. 세계를 보는 안목과 열린의식, 상상력을 주는 국민적인 사진교육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사람들은 그동안 사진을 통해 현대의 역사와 사건을 목격했다. 다른 예술보다 대중적이고 민주적인 사진에서 내가 배운 것은 의식의 열림과 다양성이다. 사진은 세계를 보는 안목과 정신의 해방감을 준다.

▲ 『나의 아름다운 창』에 실린 사진의 선정 기준은 무엇이며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사진은

  사진을 선정한 기준은 사진의 역사에서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꼭 알아야 할 작품들을 선택했다. 좋은 사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좋은 시, 좋은 영화가 무엇인가하는 질문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너무나 뻔한 대답같지만 감동을 주는 것,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 기쁨을 주는 것, 그리고 미학적인 형태와 조형성을 갖춘 것, 한 시대의 희노애락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비젼이 담겨 있는 사진이 훌륭한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데

  사진을 공부하게 된 동기는 내가 사진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 동기는 그림에서부터 출발한다. 화가지망생이었던 나는 오랫동안 미술 이론서나 잡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스물아홉살 때 우연히 서점에서 ‘20세기 현대사진 본격적인 비평서’란 카피가 쓰인 『다이아나와 리콘』이란 책을 구입해 읽었던 적이 있다. ‘사진기만큼이나 명확하고 진실된 눈을 가진 여성 비평갗로 불리는 자메트 말콤의 분석력과 심미안에 무척 끌려 군청색 연필로 열심히 읽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며 세계 사진작가들의 사진집을 보고 경이로움과 삶의 끝없는 열정과 상상력 그리고 시선의 다양함을 알 수 있었다.

▲ 자신이 생각하는 사진의 매력은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많은 사회문제, 삶의 생로병사를 사진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는 것도 없다고 본다. 사진은 갈망과 절망사이에서 꿈꾸며 흔들리는 인간과 세계의 모습을 리얼하고 기묘하게 드러낸다. 사람들은 지는 해를 보면서 멈춰서서 황홀해 한다. 영화 『지중해』를 보면 ‘석양을 어머니나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보고 싶다’는 대사가 있다. 그렇게 삶은 아름다움을 나눠갖는데 있다. 현대사회에서의 여성문제도 그렇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불합리한 제도 속에 불이익을 당하는 여성들의 문제를 훌륭한 여성사진가들이 신랄하게 보여 주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여성사진가가 드물다. 정부의 사진 영상문화에 대한 투자, 교육과 국민의 관심 속에 국위 선양과 함께 달러를 벌어들이는 세계여성사진가도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 『나의 아름다운 창』이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은

  훌륭한 사진을 봄으로써 우리는 참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세계적인 사진가의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감각을 순식간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영상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은 온몸을 던져 20세기를 살아간 사진가들, 순간의 진실을 잡아낸 아름다운 영상, 거기에 담긴 인간사를 내가 본 영화와 음악과 시를 곁들여 풀어갔다. 나의 글이 외롭고 쓸쓸한 그 누군가와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보약이 되고 다양한 예술체험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이 책을 쓰면서 느낀 하나의 큰 발견은 스쳐가는 한 순간을 존재의 스침으로 기록한다는 점에서 사진과 시가 매우 닮아 있다는 사실이다. 한 장의 사진영상을 통해 사라져가는 인생의 한 장면을 목격하는 것이다. 결국 당신 자신을 느끼고 발견하는 것이다. 우리가 고른 사진영상의 책으로 새로운 인생체험과 다양한 시선을 느껴보는 일도 ‘IMF한파’를 극복하는 작은 힘이 되리라 본다.

/ 이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