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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대중문화를 주도할 새로운 흐름을 찾아서만화, 애니매이션, 그 젊은 전문가를 살리자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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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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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소위 만화붐은 세계 최다의 만화전문학교 설립(4년제 3개교, 2년제 10개교)과 정부 부처(문화 체육부)가 주관하는 「국제 만화 페스티벌」, 재벌 그룹들의 적극적 캐릭터 산업 참여, 세계 2번째의 만화 전문 CA-TV설립 등 외형적으로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 업종으로 분류되어 세금 혜택없이 한국 필름 수출의 95%이상을 담당했던 하청 애니매이션 산업도 이제 제조업으로서 전략적 비교 우위 사업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으며 춘천같은 관광도시가 애니타운이라는 만화, 애니매이션, 멀티미디어 테마파크를 직접 주관으로 기획되고 있다고 한다. 이 놀라운 일들은 모두가 최근 3년 이내에 이루어진 변화이다.

  만화 관련 산업은 우리가 무신경하게 방치해 왔던 여러가지 잠재적 가능성이 많이 있는데 그중 무엇보다도 두드러지는 점은 만화의 복합산업적 특성이다. 만화는 출판매체와 영상매체, 그리고 다양한 기호 산업인 팬시 완구 산업, 그리고 정보 사회의 총아 뉴 미디어 산업(게임, CD-ROM, CD-I, VCD, OA, FA)에 이르기까지 산업 영향력이 매우 넓고 대부분이 아이디어 지향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그리고 문자+그림의 형태로 정보 전달의 신속성과 편리성, 생산의 동시성과 광범위성 등의 매체적 강점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감추어져 있던 만화의 진가(?)를 이제서야 발견했다기 보다는 시대의 변화, 즉 영상 시대, 정보화 시대라고 불리워지는 이 시대가 만화의 형식적 특성들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편이 옳고 애니매이션 분야의 부각도 이러한 흐름과 따로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다. 그러한 점은 디자인 분야의 가벼운 주변부 작업 정도로 여겨졌던 팬시, 완구업도 마찬가지이며,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메모리 분야에만 치우쳐있는 우리 관련산업의 돌파구인 게임, 소프트산업 캐릭터와 스토리, 아이디어 기획 연출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이런 것들은 서로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서로 떨어져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런데 이의 명확한 실체가 전체적으로 맥잡기가 되지 않으면서 만화 분야에 대하여 필요이상의 스포트라이트와 다소 공허하기 조차한 화려한 ‘백뮤직’이 깔리고 있다. 이런 점이 만화계와 그 역량들이 지금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단 제도 중의 제도랄 수 있는 고등 교육 제도에 편입됨으로써(대학설립) 만화는 정식으로 공인 받았다. 물론 만화과 대학은 지금 까지의 만화가를 길러 내는 곳이 되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만화가 문화생 제도가 오히려 나은 방법일 것이고, 현재와 같이 빠르게 변해가는 매체 환경에 적응 하지도 못하며 또 다른 예술과학분야와 조화로운 발전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만화학과는 오히려 첨단 정보 산업학과적 성격을 띄며 미래의 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새롭고 다양한 시각적 정보, 오락 등을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통하여 구현할 수 있는 조형 예술가 또는 스토리 작가를 길러내는 곳이되어야 한다. 이것이 만화계를 지적·문화적으로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길이며 상호 보완을 통해 서로 사는 길이다.

  그러나 내용없는 화려한 포장은 아예 없는 것보다 위험하다. 지금이 이런 것들에 대한 대비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젊은 전문가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애니매이션 세계 5대 제작국이라지만 하청 제작한 작품이 대부분인 만큼 그 양적 팽창에는 어두운 그늘이 짙게 깔려 있다. 경제적인 의미에서 하청 시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분야의 진정한 토대는 창의력있고 실험적인 젊은 작품이 설 자리, 그리고 그 시행 착오들을 소화·발전 시켜 줘야 할 제도의 확립이다.

  최근 만화 분야에 적극적인 정부는 산업 진흥적 측면과 문화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해외의 경우에서 확인 할 수 있는데 프랑스에서 일본만화상영의 효과는 유능한 외교관 수백명의 정치적 접촉보다도 일본 문화의 긍정적 전달에 기여한다. 또 그것은 수출 상품의 전진 기지 수백개의 건설보다도 효과 있는 직장 정비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키마우스’와 ‘도날드 덕’을 보고 자란 우리가 미국 상품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는가를 자성해 보면 이는 너무나 분명한 일이다. 산업적 차원에서 우리 나라처럼 작은 내수 시장을 갖고 위와같은 의미의 해외 지향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민간 차원의 전문가적 역량이 필요하다.

  지금 그나마 조직적 역량을 갖고 있는 관련 집단은 애니매이션 하청회사들이 대부분이다. 그외에는 전혀 개인적이거나 조직이라해도 아주 미비한 정도이다. 이러한 미비점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단순히 이익추구에만 관심을 갖게 되면 일견 산업 진흥적 효과를 내세우는 정부측 입장과 동일해지기 쉽상이며, 이는 위험천만의 단순한 견해이다. 근본적인 해결안은 바로 소수 실험 애니매이션 저변의 틀을 넓힘과 동시에 상업주의의 틀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지 무분별하게 이익추구에 주력하였다가는 오히려 그나마 작은 내수시장 마저 무너지게 되기 십상이다. 뿐만아니라 사회인식의 차원에서의 두터운 벽도 있는데 예를들면 비슷한 일을 하면서(이러스트레이션, 캐릭터 디자인, 심볼, 로고 등) ‘만화’라는 용어를 역겨워 하는 유식한 사람들이 많다. 물론 만화는 일본의 망가라는 말의 우리식 한자 발음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이 분야에 관련된 모든 역량을 모을 수 있는 유일한 용어라는 것이다. “나는 애니메이터지 만화가가 아니다”하는 사람을 더러 본다. 그런데 애니메이션도 우리말은 아니다. 지금의 ‘만화’와 같은 의미의 긍정적 용어 창출은 바로 젊은 전문가의 몫이다.

  변화 속도가 빠르고 직접적이고, 무겁지 않으며 뉴미디어의 기술로 넘쳐나는 만화, 애니메이션계는 젊음의 목소리가 충분히 커져야할 분야이고, 또 그러한 시점이다. 이제는 떠들어야 할 때다. 이전 투구의 길울 가자는 것이 아니다. 심포지엄이나 세미나에서 반복되는 뻔한 원론, 지겨운 상식 논리들을 치고 나갈 날카로운 젊은 역량이 필요하다. 거친 곳에 환난과 기회가 함께 있다. 헐리우드, 월트 디즈니, 일본 애니메이션의 신화를 읊조리는 것을 그만두고 차갑게 미래에 대처하는 젊은 역량이 정말 필요한 것이다.

/ 박세형 세종대학교 영상만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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