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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홉수’ 인생의 성장통 이야기뮤지컬 <싱글즈>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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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2.14  20: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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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컬이 갈수록 강세다. 무비컬(movical)이란 movie와 musical을 합성한 신조어로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무대 뮤지컬을 뜻한다. 현재 뮤지컬계는 무비컬 열풍이라고 할 만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강세를 보인다. 2004년에 첫 선을 보인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해마다 업그레이드되며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고, 근래 들어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마이 스캐어리 걸>(<달콤, 살벌한 연인> 원작) 등이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실 무비컬 제작 붐은 엔터테인먼트사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해외에서 시작됐다. 국내에 소개된 <프로듀서스>, <라이온 킹>, <헤어 스프레이>, <드림 걸즈>나 올해 최대 기대작인 <빌리 엘리어트> 등이 모두 무비컬이다. 무비컬은 검증된 컨텐츠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교적 투자 유치에 유리하고, 대중적 인지도 덕분에 홍보 마케팅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비컬을 제작할 때 항상 제기되는 문제 중의 하나는 장르전환의 명분이다. 제작사는 '이 영화가 왜 뮤지컬로 만들어져야 하는가?'라는 뮤지컬 장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선결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2007년 초연된 뮤지컬 <싱글즈>는 (주)악어컴퍼니에서 제작한 무비컬로 영화의 단순한 재현이나 재구성을 뛰어넘은 성공작이다. 29살 싱글 남녀들의 삶과 사랑을 세련되게 그린 <싱글즈>는 흥행에 성공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영화 <싱글즈>의 원작은 1994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일본 드라마 <29세의 크리스마스>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그러니까 일본 소설에서 한국 영화로, 한국 영화에서 창작 뮤지컬로 장르 전환에 모두 성공한 셈이다. <싱글즈>는 극 전반에서 무대 뮤지컬의 표현법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무비컬을 만들 때 어려운점 중 하나가 장면 전환이라고 할 때, 배우들의 동작선과 조명을 활용한 신속한 장면 전환, 빨간색 하이힐로 상징되는 미니멀하고 세련된 디자인, 경쾌하고 아기자기한 안무, 무엇보다 재치있는 노랫말과 감미로운 음악의 효과적인 배치는 영화와는 다른 무대 뮤지컬만의 차별성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이 뮤지컬의 저력은 2007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작곡상, 무대미술상, 남우신인상을, 이듬해 열린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과 극본작사상 등의 수상 경력에서도 확인된다.

  <싱글즈>가 지금까지 네 차례의 재공연에서 대중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장르전환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뮤지컬의 주요 관객층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도시적 감수성과 변화된 성의식의 반영, 알콩달콩 하면서 티격태격 싸우는 사랑 이야기,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쿨’한 결말이 공감대의 밑바탕이다. 다시 말해, 취업난, 개방적인 성의식, 미혼모 등의 현실적인 소재들을 다루되 젊은 세대의 감각과 가치관에 호응하는 내용과 주제가 최대 강점이다. 특히 사랑과 꿈을 이루게 해 줄 ‘완소남’과의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당당하게 개척해나가는 여주인공 ‘나난’의 선택은 상쾌하고 도발적이다. 그 과정에서 <싱글즈>는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그래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라는 진리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결국 갓 서른살이 된 여주인공들은 ‘스물아홉이 청춘의 끝이 아닌 인생의 항로에서 방향키를 다시 설정하는 시작점’임을 자각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우리 인생이란 게 현실과 이상의 갈림길에서 언제나 고민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주인공이 겪는 ‘아홉수’의 성장통 이야기란 우리 인생의 비유가 아니겠는가.

/ 유인경(한림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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