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가족 → 핵가족 → 나홀로 가족’. 가족이란 형태가 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 같이, 가족이란 개념 자체도 이젠 혈연을 떠올리던 것과는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의 본질적인 의미는 변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족애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대안가족의 모델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최근에 보이는 대안가족의 형태에 대해 알아본다.

▲생활편의로 만들어진 고리

  「공동육아협동조합」은 현실적인 관계로 맺어진 대안가족이다. 이 공동체는 의식주 형태에 있어 보통의 가족단위를 유지하면서, 느슨한 형태의 가족을 유지한다. 명칭에서 보이듯이 「공동육아협동조합」은 대개 맞벌이 부부로 이뤄진 이들이 공동육아를 위해 만들었다. 이밖에도 유기농을 하는 농촌기구와 도시기구를 연결하고 있는 「한살림공동체」, 70·80년대 한자녀 갖기 운동을 벌였고, 홀부모 가족, 미혼모나 동성애자 커풀도 완전한 가족으로 인정하는 「한자녀가족회」등 있다.

▲인터넷·통신상의 고리

  ‘사이버 세상에 가족을 만들자’라는 뜻에서 세워진 인터넷 모임 ‘가족’(www.family.sarang.ne t) 의 구성원들은 사는 곳도, 성(姓)도 제각각인 가족이다. 인터넷 상의 만남뿐만 아니라 수시로 갖는 ‘번개’를 통해 가족애를 다져나가는 이 모임은 전국적으로 주로 20대 초반의 직장인과 대학생이 참여한다. 이밖에 PC통신 나우누리의 ‘온라인 가족모임’(go fmaily), 하이텔의 ‘사이버 패밀리’(go sg1070) 같은 경우는 10대 위주로 운영되고, 천리안의 ‘한가족 동호회’(go fam)는 70%이상이 기혼자로 이뤄져 다양한 계층이 사이버를 통해 가족을 가꿔 나간다.  

▲동거형태로 만들어진 고리

  예전에는 ‘동성애’라는 말조차 하기를 꺼려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가족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합법적인 부부로 인정되지 않지만, 서구 유럽에서는 이미 이들을 인정하고 있어 자녀를 입양할 수도 있다. 유럽에서 나타나는 미혼모, 독신자, 동성애 부부 등 다양한 동거 형태가 유행하는 건 경제적 동기가 가장 크다고 한다. 결혼으로 인한 구속과 법률적인 책임 대신, 동거는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완전히 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보수적인 가족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동거 형태의 가족관계는 앞으로 일반화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같이 이전에 가족을 묶어주던 ‘피’의 개념이 흐려진 반면, 생활의 편의와 의지로 맺어진 가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가정의 해체 이후 가족의 결핍을 대신할 최적의 생활환경으로써 대안적 가족의 형태는 더욱 다양하게 계속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 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