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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96범청학련 통일대축전」을 분석해 본다강경진압…‘보수 시나리오’로 이어져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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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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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범청학련 통일 대축전」과 관련한 ‘연세대 사태’가 총5천8백48명 연행, 4백6십2명의 구속자를 내고, 9일간의 시위 끝에 막을 내렸다. 앞서, ‘평화통일 전민족 대회’는 올해 반쪽짜리로 치뤄졌다. 재야·시민단체 및 학생운동권이 공동으로 치뤄온 ‘통일대축전’이 반쪽짜리로 치뤄지게 된 것은 범민족 대회가 열린지 6년만의 일이다. 대외적인 기본 골격을 놓고 대회를 준비해 온 「범민련」과 민족회의는 협상 중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렬됐고, 결국 민족회의의 별도 집회로 ‘통일대축전’이 개최됐다. 「범민련」은 ‘국내 반통일세력의 타도’를, 민족회의는 ‘통일운동의 대중적 확산’을 기본 노선으로 세워, 상호노선 간의 문제가 협상 결렬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해마다 열리는 「범청학련 통일대축전」 행사도 올해는 정부와 학생들간의 전면전으로 치닫는 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이번 ‘연세대 사태’는 「한총련」 대표 2명이 「통일대축전」에 북측 대표들을 초청하기 위해 평양으로 파견되면서부터 예견됐다. 경찰은 지난 8월12일부터 연세대를 원천봉쇄하고 강경한 진압 작전을 펼쳤다. 이에 「한총련」 소속학생들도 경찰의 원천봉쇄에 항의하는 등 밀고밀리는 공방전이 계속됐다. 14일 「한총련」은 연세대 대강당에서 ‘남북해외청년학생 연석회의’와 ‘범청학련 1차총회’를 강행했고, 이에 경찰은 51개중대 6천여명의 전경과 헬기 11대를 투입, 해산을 시도했다. 15일에도 헬기 12대에 최루액 3천리터를 시위대와 연세대에 뿌렸고, 전경 6천여명을 투입시키는 등 물리적 공세를 퍼부었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한총련」은 행사를 조기에 끝내고, 학생들의 안전귀가가 보장되는 조건으로 자진해산 의도를 밝혔으나 경찰측이 시위가담자 모두를 연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 사태가 장기전으로 치달았다.

  경찰과 「한총련」 소속학생들간에 계속된 대립은 경찰의 연세대 종합관 진입과 과학관 점거학생들의 도주로 시위발생 9일만에 막을 내렸다. 「한총련」 학생들은 식료품, 의료품의 부족으로 더 이상의 시위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번 경찰의 강경대응은 86년 건국대 사건을 능가하는 사상최대의 진압 작전이었다. 퇴로를 차단한 채 학생들을 고립시킨 일은 건국대 사건 때도 일어나지 않았었다. 「한총련」 소속 한 학생은 pc통신을 통해 “문민정부가 과거 군사정권과 같은 방식으로 학생운동을 탄압한다”며 “이번 시위를 통해 정부의 진압방식이 군사정권 보다 폭력적임을 실감했다”며 문민정부의 폭력성을 비난했다. 정부와 경찰이 이렇게 강경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의 뒷받침이 크다. 언론은 학생들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 시민들을 호도했고, 이에 힘입은 정부는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 이데올로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조선일보 사설에는 ‘친북의 온상’이란 글이 실렸고, 동아일보는‘어쩌다 이 지경까지’라는 기획시리즈를 싣기도 했다. 언론은 보수세력과 연관해 학생들의 ‘폭력성’만 강조한 왜곡, 편파보도를 연일 신문지상과 브라운관에 보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론 뿐만아니라 여당을 비롯한 보수세력도 「한총련」을 근절시켜야 된다는 듯 정권을 부추겼다.

  해마다 열려왔던 「범민족 대회」를 정부는 올해 ‘이적성’, ‘친북성’을 들어 강한 탄압을 했다. 권력 재편기를 앞두고 반대 세력을 미리 근절하려는 시도라는 것임을 누구든 짐작할 수 있다. 더군다나 학생회 자금원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은 학생운동진영을 ‘싹쓸이’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이다. 법률적 명시 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집회, 시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또 정부의 통일방침은 ‘통일을 위한 노력’이고, 학생들이 통일운동을 하면 ‘이적’이고 ‘친북’이라는 형식의 논리는 문민시대에 청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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