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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간 독자적 합의, 동아시아정세 변화 예상돼
여·야 당파싸움에서 벗어나 남북 공동 발전
모색해야
10일, 정부는 오는 6월12일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편에서는 총선 전 ‘정치쇼’라는
비난을 퍼부었으며, 또다른 한 편에서는 미국의 간섭이 없는 남·북 단독적인 합의에 의한 발표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는 우리나라의 박지원 장관과 북한의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송호경 부위원장의 비밀접촉이 있었고,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남북정상회담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합의이기에 적극 지지하지만 합의 배경과 내용에 의혹이 있어 합의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총선시민연대 측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민적 합의기반 없는 선거 직전의 발표는 국내 선거에 악용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미국의 대북정책 아래 진행돼 온 남·북 대화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발전된 양상이며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호기라고 후자의 입장을 표명하는 여론도 높다.
최근 들어 북한은 일부 관리를 파견해 아시아재단으로부터 국제통상법 관련 강의를 듣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와의 수교 이후 유럽 일부 국가와 관계개선 회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위급 대표단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보아
북한의 폐쇄적 외교·경제 체제를 수정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대남 정책 역시 많은 부분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금까지 대미정책을 우선으로 두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대남, 대일 교섭을 구축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 발표는
북한의 대남 직접 교섭의 움직임이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동아시아 정세를 재편성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 평가한다.
그동안 남북 관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왔던 미국과 일본 등 주변강대국에서 남북 당국자들 중심으로 옮겨졌다는 데 이번
정상회담 발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자주·평화·민족 대단결 3대원칙을 합의한 72년 7·4 남북공동성명에
비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간 관계 개선이라 평가할 수 있다.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 및 ‘남북 경제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상정했으며 평화적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 사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이에 재계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조기 체결, SOC(사회간접자본) 확충, 투자보장협정 및 이중과세방지협정 체결 등 남북 경제협상 5대 원칙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제지원을 비롯한 대북 경제협상이 아닌 독자적 경제협력 사업 확대와 정치적 합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 조건이 필요하다.
여전히 경제활동에 대한 제약이 존재하고 있는 북한 경제체제 하에서는 성공적인 경제협상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열악한 북한의
자립여건을 보충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매우 시급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야 하며
투자의 체계적인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는 남북간 독자적인 협상으로 인한 동아시아 정세 변화에서 찾아야할 것이다.
또한 여·야 당파싸움에서 벗어난 남북 공동발전 모색을 위한 철저한 준비과정이 있어야 한다. 실무 접촉과 의제설정 과정에서 각계 각층의 참여를
보장해 정상회담을 활성화시켜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하는 바가 크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이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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