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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신화가 돼버린 최고의 무기게릭 위닉 감독의 레터스 투 줄리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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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시려 오는 가을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의 게리 위닉 감독과 ‘맘마미아’의 히로인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젤라또처럼 달콤한 감성 로맨스 ‘레터스 투 줄리엣’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게리 위닉이 택한 이번 소재는 ‘줄리엣의 발코니’와 50년 된 러브레터다.
작가 지망생인 소피는 전 세계 여성들이 비밀스런 사랑을 고백하는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우연히 50년 전에 쓰였던 러브레터 한 통을 발견하고 편지 속 안타까운 사연에 답장을 보낸다. 몇 일 후 편지의 주인공인 클레어와 그녀의 손자인 찰리가 기적적으로 소피 앞에 나타난다. 소피의 편지에 용기를 내 50년 전 놓쳐버린 첫사랑을 찾기 위한 여행에 나선 클레어를 따라 소피는 동행하게 된다.
영화는 대략적으로 두 가지 이야기로 진행된다. 하나는 50년 전 본의 아니게 헤어졌던 첫사랑의 남자를 찾아 나선 70대 할머니의 사랑 찾기다. 영화의 메인 프레임이라 할 수 있는 50년의 긴 시간 동안 첫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간직해 온 클레어의 이야기는 쉽게 사랑하고 이별을 고하는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한 요즘 젊은이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오랜 옛날의 첫사랑을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가 식상한 소재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써 신선하고 아름답게 포장됐다.
또 다른 하나는 클레어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소피와 찰리의 이야기다. 두 명의 청춘 남녀는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결국엔 하나가 된다. 자신은 현실주의자임을 강조해오던 찰리는 소피를 위해 일을 버리고 뉴욕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 이는 찰리가 일보다 사랑에 더욱 충실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으로써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연인을 위해 자신의 것을 어느 정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을 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따진다. 상대방의 주변 상황과 나의 앞날을 고민하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다른 연인들과 비교하며 나의 마음을 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초부터 사랑이란 조절이 불가능한 감정이 아니던가.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고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는 것, 그 자체가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와 ‘사랑하는 관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묻고 있다.
여타 다른 로맨스 영화와 달리 ‘레터스 투 줄리엣’이 자랑할 만한 가장 큰 매력은 사실성이다. “사랑은 실화라야 감동적이고 재밌죠”라는 소피의 말과 같이 줄리엣 하우스는 실제로 전 세계 여성들이 줄리엣에게 쓴 메모와 편지들로 유명한 관광 명소다. 또한 편지에 하나하나 답장을 해주는 줄리엣의 비서들 역시 실제에 근거한 이야기로써 영화에 사실적인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누구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는 점은 우리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관객들은 클레어가 꿈에 그리던 첫사랑과 마주할 낭만적인 순간을 숨죽여 기다리며 3번째 동행자로서 그들의 여정을 따르게 되는 것이다.
영화를 풀어가는 과정은 결코 유치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으나 줄리엣의, 줄리엣에 의한, 줄리엣을 위한 영화라는 점에서 남성 관객들이 크게 서운할 수도 있겠다. 정녕 로미오를 위한 이야기는 없단 말인가. 하지만 상심하지 말 것. 낭만적인 이탈리아의 베로나와 시에나를 가로지르는 배경으로 누구나 꿈꾸는 기적 같은 러브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풀어냈다. 거기에 위트와 영상미까지 더한 ‘레터스 투 줄리엣’은 올 가을 외로움에 몸서리치고 있는 솔로들, 그리고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 모두의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
/ 문솔(경영·3년) 중앙 동아리 영상틀 2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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