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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삶이 무엇인지 일깨워준 선물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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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완성"이라고 정리했던 때가 있었다. 내가 사형선고를 받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그것은 저항의 언어이기도 했고 이념적 결의이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러한 결의에도 사형선고는 거대한 상실감을 충격적으로 안겨주고 있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그 상실감의 내용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무언가 소중한 것을 두고 떠나는 아쉬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중한 것을 찾아내지 못하고 뒤돌아보며 떠나는 모든 죽음은 결코 삶을 완성하는 것이 못 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 후 나는 화두처럼 걸어놓게 된다. 우리의 삶은 무엇으로 완성되는가?
이 글은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대한 신영복 교수의 추천평의 일부이다. 굳이 이런 내용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 소설은 아주 쉬우면서도 절실하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일반적이 소설의 구성 형태와 다르게 두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형식이야 어떻든지 내용 면에서 이 소설을 분석해 봤다.
이 소설에는 크게 네 가지의 메시지가 있다. 우선 두 죽음이 나온다. 하나의 죽음은 죽고 싶지 않으나 어쩔 수 없이 죽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죽음을 스스로 택한 경우다. 주인공 유정은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실패하고 고모인 모니카 수녀의 인도로 죽기 싫어도 죽어야 하는 사형수, 윤수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죽음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가상 유서 쓰기나 입관 체험 등을 통해서 살아 있음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치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반대로 죽음이 삶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둘째로 과연 우리에게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자신을 찾아와 주는 유정에게 윤수는 작지만 정성을 깃든 선물을 준다. 바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고상이다. 힘들게 그 고상을 만들면서 누군가에게 줄 수 있음에 무척 행복해한다. 그리고 유정은 누구에게도 터놓고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윤수에게 다 털어놓으면서 행복해한다. 바로 이것이 행복이다. 누군가에게 정성껏 무언가를 줄 때의 그 심정,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든 진실을 보일 때 그 순간의 행복. 행복은 물질의 많고 적음도 아니고 좋은 장소의 문제도 아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그 순수한 진심의 표상이 바로 행복 아니겠는가?
셋째로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용서’라고 생각한다. 윤수가 죽인 파출부의 어머니가 윤수를 찾아와 그를 용서한다. 그리도 행하기 어렵던 '용서'를 많이 배운 학자도 아니고 신을 믿는 성자도 아닌 할머니가 그렇게 용기 있게, 한편으론 무모하고 겁 없이 도전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연쇄 살인범 유영철을 용서한다는 한 피해자와 용서한다는 그 말에 더 흥분해 미친 사람이라고 욕하는 또 다른 피해자의 모습처럼 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남을 용서했을까 반성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유정도 과거 자신의 아픔에 대해 매몰차게 대했던 어머니를 용서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과 많은 사건 속에 부대끼며 살아간다. 이때 내가 받는 상처와 내가 주는 상처는 얼마나 많을까 되짚어 보고 ‘용서’라는 사랑만큼 소중한 단어를 아낌없이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 소설에서 우리에게 한 번 더 생각하라고 하는 메시지는 양극화 현상이다. 주인공 윤수는 동생 은수의 죽음을 볼 정도로 불행하고 어려운 삶을 살아왔다. 반면 유정은 유복한 가정에서 부족한 것 없이 오히려 물질적인 면에서 지나치게 넘쳐나는 생활을 한 것이다.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류의 최대 궁극적 목표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누구나 마음 편하고 두려움 없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상부상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소설에서 우리는 타인을 위하는 것이 바로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우리의 삶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소설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 이다원(경영·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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