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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듣는 음악] 1+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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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1+1이라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나를 사면 같은 제품을 하나 더 준다는 뜻으로 우리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고, 혹은 다른 제품을 덤으로 준다고 알고 있다. 하나의 값으로 두 개의 물건을……. 누가 물어도 망설임 없는 선택이다. 물론 양적인 면에서는 2가 되겠지만 우리는 1+1이라는 상술에 100%이상의 만족감을 얻으며 물건구입에 흐뭇해한다. 그렇다면 왜 1+1을 2라고 답하지 않고 100 이라는 추상적 제목을 정했는지는 답이 나온 것 같다. 오늘은 그리 길지 않은 역사를 가진 크로스오버 음악을 소개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제목을 정해보았다. 크로스오버, 퓨전음악이라고도 하는 이 장르의 음악은 우리가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합쳐진 것으로 단순하게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 크로스오버와 퓨전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물론 둘 다 장르가 다른 두 개의 음악이 결합하여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 진 것은 같으나 ‘교차’와 ‘융합’이라는 해석적인 정의로 볼 때 크로스오버와 퓨전은 다른 형태를 나타내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크로스오버는 짬짜면이라고 표현할 수 있고 퓨전은 비빔밥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짬짜면은 짜장면과 짬뽕이 한 그릇에 서로 나뉘어져서 우리가 선택의 고민 없이 두 음식을 따로따로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비빔밥은 한 그릇에 밥, 야채, 고추장 등등 여러 종류를 함께 섞어서 먹는다. 위의 예처럼 크로스오버와 퓨전은 따로 먹기와 섞어먹기라는 상반되는 차이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단어적 차이일 뿐이지 두 음악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것은 같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음악을 들어보아도 크로스오버와 퓨전의 차이점을 찾아 볼 수가 없고 굳이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그 음악이 가지고 있는 형태나 형식보다는 얼마나 나를 감동시키고 좋게 들리느냐를 찾을 뿐이다. 크로스오버음악은 원래 미국에서 어떤 곡이 몇 종류의 차트에 동시에 등장하는 현상을 의미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그 이후 음악 장르 전반에서 크로스오버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현재는 음악뿐 아니라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크로스오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서양의 크로스오버가 일어나고 1980년대 초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미국 포크음악 가수인 존 덴버가 함께 부른 Perhaps Love가 커다란 인기를 얻으면서 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클래식계에도 팝, 재즈, 가요 등에 접목되어 많은 연주자들이 크로스오버음악 시도하고 있다. 성악가가 Pop을 부르고 대중가수가 성악을 부르는 일이 많아졌고, 국내에서도 국악을 이용한 크로스오버 음악이 시도되었다. 그러나 크로스오버음악이 붐을 이루고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자 무조건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혼합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 이러다 보니 크로스오버음악 안에 각 장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상실되어 크로스오버음악이 추구하는 본질이 파괴되기까지 한다. 대중적 인기에 치중하여 무조건 다 혼합한다고 하여 크로스오버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두 가지 특성이 고유하게 살아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음악이 창조되고 그것이 보편성을 지니며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감동을 주는 것이 바로 크로스오버음악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 박병훈(기초교육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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