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송 보도 내용을 근래에 접하였다. 요즘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많이 있어왔다. 군대를 가기 위해, 힘든 학교 생활을 당분간 접고 재충전하기 위해,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이나 학과에 한번 더 지원해보기 위해 휴학을 한다.

  상담을 하다 보면 휴학을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힘든 대학생활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휴학을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휴학하고자 하는 이유는 일반 휴학생들과 같이 군 입대나 경제적 이유, 휴식을 이야기하지만 그 속내를 좀더 들여다보면 학교 생활이나 현실 생활을 견디기 힘들어서 휴학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생활이 자신의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할 때, 교우관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외로울 때, 이성 친구와 헤어져서 그 상심의 마음 때문에 단지 쉬고 싶다는 이유로 휴학을 선택하는 것이 그러한 경우이다.

  그리고 그 중의 많은 학생들은 정말 막연하게 휴학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저 단순히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 때문에 휴학을 하게 된다. 이러한 학생들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학생이 검사해석을 받으러 와서 다시 수능시험을 쳐서 대학에 가려고 휴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물어보니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가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 물론 왜 대학을 다시 가고 싶은지 물어도 단순히 여기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하였다. 이런 경우 대부분 불분명한 목적으로 인해 휴학을 하게 되며, 휴학 후에도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휴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휴학을 하고 싶은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타당한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가 휴학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이유들 - 시련의 아픔 등 - 과 같은 것은 휴학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다른 해결책들을 모색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그리고 휴학기간 동안의 계획을 먼저 살펴야 한다. 무턱대고 충동적으로 아무런 계획 없이 휴학을 할 경우, 시간을 헛되이 소비하고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많으며 돌아와서도 변화된 학교 환경과 교우관계 때문에 더 힘들어 할 수 있다.

  만약 휴학을 하는 이유가 분명하거나 정말 휴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휴학기간 동안에 하고 싶은 일이나 해야하는 일 등을 잘 정리해봐야 한다. 막연히 ‘영어공부나 하지’, ‘전공 공부나 하지’, ‘여행이나 다니지’라는 생각만 갖고 휴학을 하면 그 기간을 소홀히 흘려 보내게 된다. 따라서 영어공부라면 어떤 방법으로 어떤 계획에 따라 할 것인지, 여행이라면 그 행선지와 여러 계획 등을 초안만이라도 확실하게 해 놓고 휴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많은 계획보다는 실행 가능한 한 두 가지 계획을 철저하게 점검해보고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휴학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단순히 쉬기 위해 중단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나 현재보다 나은 대학생활과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투자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 최명식(학생생활교육원 전임상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