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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가을에 문턱에서 감자탕을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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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아지고 말이 살찌는(천고마비)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어느덧 푸르던 잎사귀는 붉게 물들었고, 시원했던 바람은 차갑게 변했다. 특히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같은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이번 주는 뜨끈한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숨어있는 등뼈가 어우러진 ‘감자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감자탕’은 삼국시대에 돼지 사육으로 유명한 전라도 지방에서 유래돼 전국 각지로 전파된 한국 전통음식으로, 돼지 등뼈로 국물을 낸 매운 맛의 탕이다. 전통음식인 탓일까? ‘감자탕’은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기는 음식으로 꼽힌다. 이 감자탕만으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음식점이 있다. 오늘은 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솥뚜껑에 올려진 푸짐한 ‘감자탕’
후평동 한국전력 오른편에 보면 모텔들이 즐비한 거리 입구에 ‘솥뚜껑 감자탕’이라는 간판이 눈에 띤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저녁 6시 즈음에 찾아간 식당 안은 절반의 테이블이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단체 예약이 있는 듯 여러 테이블이 세팅 되어 있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저녁식사 시간이 되자 식당 안 20여개의 테이블은 모두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이곳 감자탕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주문한 감자탕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냄비가 아닌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모양의 철판에 나왔다. 솥뚜껑에는 육수와 돼지 등뼈와 쑥갓, 콩나물이 푸짐하게 담겨 있었고, 보통의 감자탕과 달리 우거지나 시래기가 없는 대신 쫄면 사리가 가장자리에 놓여 있었다. 적당히 끓인 후 국자로 떠 낸 등뼈에는 다른 감자탕집보다 붙어 있는 고기가 푸짐했다. 또한 다른 양념 없이 돼지 등뼈로만 우려낸 맑은 육수로 만든 국물은 담백하고 깔끔했고, 함께 먹는 쫄면은 다른 곳에서 맛보지 못한 별미였다. 등뼈와 육수, 쫄면 이 3가지 재료가 만들어 낸 감자탕은 아주 좋은 궁합을 보였다. 굳이 단점을 꼽는다면 감자가 부족하고 국물이 너무 일찍 졸아든다는 것이지만 리필하면 해결되지 않나?
맛있는 피날레. 볶음밥
주문한 음식을 다 먹고 남은 국물만 남았을 때 시키는 볶음밥은 전골이나 찜, 탕 요리의 백미 아닐까? 냄비에 남은 국물을 빈 그릇에 모두 비워 내고 잘게 자른 김, 참기름과 김치 등을 비벼주는 것이 일반적인 볶음밥이다. 하지만 이곳 볶음밥은 김치, 콩나물 등의 부가 재료 없이 먹고 남긴 국물에 김과 참기름만을 넣고 밥을 비벼준다. 간이 덜 돼 밋밋한 맛이 날것이라 예상했지만 참기름의 고소함과 육수의 담백함이 밥과 잘 어우러져 다른 재료 없이도 맛이 매우 훌륭했다.
‘학교 근처에도 맛있는 감자탕집이 있는데 굳이 이곳을 가야하나?’ 는 질문을 던진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지만 그렇게 멀지도 않고, 맛과 양은 학교 주변과 비교 했을 때 그 이상이다. 스트레스와 학업으로 입맛을 잃은 이들. 선후배 동료들과 푸짐한 저녁 회식을 생각하는 이들, 20분정도 가볍게 운동삼아 걸어가 맛있는 감자탕을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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