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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길에서 만난 세상'-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를 찾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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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인간으로서의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다. 즉 태어났을 때부터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색해질 만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인권이 왜곡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인권에 대해 파헤칠 필요성이 있었고 저자는 이 책을 내게 된 것이다. 저자는 무엇이 우리들의 권리를 빼앗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차별 대우를 받고 사는지를 직접 취재해 그들의 흔적을 한 곳에 모았다. 그리고 마침내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을 취재해 17편의 이야기로 묶어냈다. 저자가 취재한 사회적 약자는 외국인노동자, 비정규직, 미혼모, 한센병을 앓는 사람 등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인권을 유린 당한 사람들이다. 또한 알게 모르게 자신의 인권을 침해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도 있다. 강제적 야간 자율학습을 해야 하는 학생, 갈 데가 없어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노인, 텅텅 빈 농촌에서 거리를 서성이는 청소년,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정부정책에 피해 받는 1,2차 산업 종사자,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서 수십 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냉대를 받는 일본인 아내,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코시안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그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와 저자가 묘사한 그들의 생활환경을 통해 우리사회에서 왜곡돼가는 인권을 고발하고 있다.
총 17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념을 깨줬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침해를 당하는 사람이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내 주위 사람들은 물론, 나 자신도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많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단순히 취재를 통해 얻어낸 내용으로 책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와 노동부자료 등을 통한 정확한 통계, 이주여성인권센터와 같은 신뢰할만한 기관과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남영식(경기교육공동체시민연합) 사무총장 등의 전문가 의견을 내세우며 인권침해의 실상을 파헤쳤다. 게다가 저자는 취재에 나갔을 때 찍은 사진을 책에 첨부했다. 이 점이 저자들이 책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인권을 다룬 책인 만큼 장애인, 동성애자, 군인의 인권문제에 대한 실상을 기대했으나 그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직접적으로 인권을 침해받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더 썼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면서도 이들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다. 또한 이 책이 ‘보고서’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취재와 조사를 통한 결과로 이야기를 써냈기에 저자의 생각을 더 많이 드러내고 앞으로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독자가 인권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권문제는 민주주의시대에서 필수불가결한 문제다. 따라서 사회가 더 다양화되고 전문화될수록 인권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 우리가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해야함은 물론이고 나 자신의 인권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직접적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하거나 차별을 받았을 때만 인권이 유린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로부터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때도 인권침해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인권침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관심을 가져 그들의 인권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에게는 자존감을 높여 인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마땅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그렇게 인권문제가 해결돼 간다면 이 책의 저자가 지향하는 더 따뜻하고 정직한 세상이 올 것이다. 인권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관심을 갖기 위해 먼저 그들의 실상을 살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인권의 모습을 많이 알게 됐다. 이 처럼 사회문제를 다룬 책이 많이 발간돼 우리의 지각을 일깨워주길 소망하면서, 차별 없고 동등한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 고시내(국어국문·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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