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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대학, 한국사회의 축소판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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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3  19: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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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을 가진 이방인이 우리나라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웃을지 모르지만,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오히려 제 3자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은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잘못된 전통’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비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큰 사회 속에서 우리가 깨지 못한 과거의 그릇된 고정관념과 그에 파생된 잔상은 이방인의 눈에도 안타까움이 컸을 것이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러시아 사람인 박노자 교수는 우리 속에 잠재된 비판의식을 깨우고, 기존의 것을 버림과 동시에 더 나은 길로 걸어가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의 관습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며 사회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고쳐야 할 점들을 지적하고 독자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대학 내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냥 참지 말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가기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현재 큰 이슈중 하나인‘반값 등록금’에 대한 것도 말뿐이 아닌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우리들의 주장을 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렇게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큰 문제들은 아마도 잘못된 관습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남들보다 2년 늦게 대학에 입학한 나는 제일 걱정했던 것이 나보다 어린 학생들과 동기라는 이름으로 함께 생활하는 거였고, 바로 위 학번 선배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한지 1년이 지나고 보니, 대학이 하나의 작은 사회라는 것을 알게 됐고 쉽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다. 내가 그렇게 되기까지 나름의 대학생활 노하우가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보이지 말자’였다. 동기들보다 많다고 해서 권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은 나에게 플러스 요인이 됐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나보다 어리거나 나와 나이가 같더라도 배울 점이 많은 사람에겐 고개 숙여 정중히 인사하자’였다. 나의 이런 마음가짐은 대학생활 내내 사람들과 즐겁게 잘 어울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런 일은 역사상 우리가 ‘유교사상’이라는 뿌리를 이어받아 그렇게 배워왔고 또 그렇게 가르쳤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박노자 교수는 이 모든 것이 낯설지 몰라도 한국 사람에겐 당연한 모습이다. 이런 권위적인 사회에 잘 적응할수록 우리가 듣는 말은 “네가 사회생활을 할 줄 아는구나”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스로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또한 박노자 교수는 한국 대학 교수들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적어도 우리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수님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3년간 휴학을 하고 이번 해에 학교에 다시 복학해 어린 친구들과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것이 ‘요즘 친구들은 참 솔직하고 당당하구나’였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의견에 대놓고 반론을 제기하는 학생들과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친구들이 많았다. 처음엔 그런 모습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권위주의가 팽배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주장을 펴는 그 친구들이 기특하다. 그만큼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말이다. 

나를 포함한 혈기 왕성한 젊은 친구들은 누구나 한번쯤 개혁을 꿈꾼다. 특히 신입생 때는 큰 포부를 가지고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현실은 결코 쉽지 않다. 입으로만 개혁을 외치지, 어느 순간 우리는 낡아빠진 관습을 그대로 좇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걸 깨달았을 때 우리가 얼마나 모순된 삶을 살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만, 그런 현실을 쉽게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휴학하는 동안 대기업인 S물산에서 1년간 마케팅 분야에 대해 배운 적이 있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관습에 얽매여 있는지를 느꼈다. 잘못된 풍조에 휩쓸려 웃는 가면을 쓰고 마음에도 없는 달콤한 말로 잘 보이려고 애쓰는 내 자신이 한심해 보인적도 많았다. 그래도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는 성적과 관계없이 자유로운 영혼이든 관습에 얽매인 수동적인 사람이든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회 초년생이 되면 서로 위로 올라가기 위한 눈치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약육강식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 우리 사회 현실이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아닌 우리들의 대한민국은 겉으로 보기엔 빠른 성장률을 보인 기적의 나라일지는 모르지만 박노자 교수처럼 한 번 더 지금의 현실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포함한 진보정신을 가진 가능성 있는 젊은이들이 힘을 모아,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부터 낡은 관습을 깨뜨리는 개혁을 통해 큰 세상 밖에서 다함께 더 밝은 미래로 바꿔 나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예슬(방송통신ㆍ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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