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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우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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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물질만능주의인 세상에 사는 어떤 이들은 돈만 있으면 모든지 살 수 있고 돈을 위해 모든지 할 수 있다. 최첨단 의료기술의 발달로 어지간한 희귀병도 다 고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단 돈 몇 푼이 없어서 간단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세상이 있다. 빈부의 격차는 측정하기 힘들 만큼 벌어졌고, 이를 뒤집는 것은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것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어느 나라에서든 정치인들과 기업, 언론과의 관계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기업은 정치인들과 언론을 돈이라는 달콤한 당근으로 다스린다. 즉, 돈은 권력이고 인간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었다.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는 돈이 인간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람도 사고파는 세상. 노예제도는 오래전에 이미 폐지됐지만 불행히도 현대판 노예가 여전히 존재한다. 무기밀거래 다음으로 인신매매. 특히 노예거래는 세계에서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라고 한다. 현대판 노예는 잘 짜인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가난과 정치적 불안, 전쟁, 부정부패는 현대판 노예의 원동력이 된다. 개발도상국들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이를 감당할 수 없게된 사회는 세계 범죄조직이라는 괴물을 조금씩 키워나갔다. 부패할 때로 부패한 정부와 공권력은 가난한 자신의 국민을 보호하기 보다는 자신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범죄 조직과 손을 잡는 쪽을 선택했다. 경찰이 범죄조직을 돕고 범죄조직은 경찰에게 돈과 자신들이 소유한 여성들의 성을 바친다. 가난한 동남아시아 동유럽 국가의 여성들과 아이들은 쉽게 범죄 대상으로 노출된다. 이들은 범죄조직이 해외에서 돈을 쉽고 빠르게 벌 수 있게 해준다는 사탕발림에 쉽게 넘어간다.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이 괴물 범죄 조직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범죄 유통망을 통해 동유럽의 어린여성들을 암스테르담의 유흥가에 팔아넘긴다. 한참 뛰어 놀아야 할 동남아시아의 아이들은 학교 대신 공장에 갇혀 작은 손으로 온종일 카펫을 짜며 가족들의 생활비를 벌고 빚을 갚는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가 어딘가에서 구입한 합리적인 가격의 카펫은 네다섯 살 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들의 안 될 정도로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정말 끔찍한 현실은 부모가 나서서 딸아이의 처녀성을 팔아 차를 바꾸고 가구를 장만한다는 것이다. 범죄조직들은 이를 더욱 선호한다. 많은 부모들이 이에 참여할수록 주변의 부모들의 욕망과 사고를 조절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사람은 그저 사고파는 물건처럼 취급된다. 돈에 대한 가치관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우리의 시대상이다.
어떤 일을 해서 돈을 버느냐 보다는 어떻게 돈을 많이 버느냐 만을 생각해 온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때다. 앞에서 언급한 모든 일들이 현재 우리 지구 반대편 또는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일들이다. 책을 읽기가 힘들 정도로 불편한 진실이다. 누구나 불편한 진실에 선뜻 다가가 변화를 추구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이 진실은 한 순간에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견고하게 만들어진 강철 댐과 같다. 저자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것은 단지 작은 관심과 참여다. 저자는 영국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을 인용해 “악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강한 강철 댐이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돌팔매질에 균열이 생기기 마련이다. 한번 균열이 생긴 댐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 아직 세상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시민단체들과 시민영웅들이 세계 지옥 같은 어둠 속에서 구조의 손길의 기다리는 이를 찾아다니며 이들을 구조하고 있다. 나 또한 변화에 조금나마 참여하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구상의 어두운 이면은 알리기 위해 이렇게 글을 써본다. 변화는 항상 작은 행동에서 시작되기 마련이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이 바로 변화의 시발점이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다.
“나는 사고팔 수 없습니다. 당신도 사고팔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니까요.”
/ 김인수(디지털콘텐츠ㆍ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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