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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체험수기] 사랑을 이뤄드립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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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 11월 삼성그룹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현재 그룹의 독립계열사인 제일기획에서 광고 기획 AE(Account Executive)로 일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국내 1위의 종합광고대행사로서 광고, PR, 미디어,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광고 회사를 뛰어넘는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그룹(Idea Engineering Group)을 표방하는 곳이다.
흔히 현대 사회는 물과 공기와 광고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을 한다. 학우 여러분들도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광고를 접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업무를 통해 광고가 만들어지고 소비자를 만나게 되는 과정과 그 사이에서 AE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한 편의 광고가 실제 집행되기까지는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 조사를 담당하는 연구원,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는 AP(Account Planner), 브랜드 네임 및 슬로건을 개발하는 CW(Copy Writer),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AD(Art Director), 마지막으로 제작물이 실제 소비자와 만날 접점을 고민하는 MD(Media Designer) 등 광고 회사에는 다양한 직군이 있다. 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캠페인을 완성하기 위해 각 분야의 경계를 허물며 협력하는 크리에이터(Creator)들이다. AE는 프로젝트의 오너(Project Owner)로서 이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고의 통합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기획의 방향을 잡고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광고대행사의 업무를 엄태웅, 이민정 주연의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라는 영화에 빗대어 표현하고 싶다. 영화를 보면 시라노에 찾아오는 의뢰인은 한 여성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얻을 길을 몰라 도움을 요청한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의뢰인과 사랑하는 그녀의 첫 데이트에서부터 최종 프로포즈까지 모든 플랜을 기획해준다. 먼저 여성의 취향을 면밀히 파악한 후 의뢰인이 여성에게 어필하기 위해 해야 하는 대사, 제스쳐, 시선의 각도부터 시작해 데이트 날짜와 장소, 그 때의 기온과 풍향, 분위기를 돋우는 음악까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시나리오를 제시해 결국에는 그 여성이 의뢰인을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그들의 표현을 따르자면 ‘쥐도 새도 모르게’ 말이다.
광고대행사의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광고대행사는 좋은 제품과 회사의 커리어, 브랜드 파워 등을 가지고 있지만 냉담한 현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을 길을 모르는 광고주의 의뢰를 받고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와 사랑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준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할 때 그녀가 좋아하는 취향의 옷을 입고 점잖은 말투를 하고 그녀가 자주 가는 장소에 예기치 못하게 나타나 우연히 마주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우리 제품의 타겟이 20대 여성이라면 그들이 좋아하는 색으로 제품 패키지를 만들고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로 제품 이름을 짓고 그들이 자주 보는 TV 프로그램에 앞에 광고를 붙인다. 이처럼 광고는 단순히 TV에 나오는 15초 영상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의 사랑을 이어주는 통로가 광고이며 그렇기에 광고인은 러브 메신저라고 말할 수 있다.
자 이제 광고 회사에서 하는 일과 AE의 업무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렸을까? 학우 여러분들이 광고를 대하는 폭이 조금 더 넓어졌기를 바란다. 광고에 막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는 학우 여러분. 또는 광고계 입성을 꿈꾸며 오늘도 밤을 지새우는 분. 선배들은 늘 여러분들을 응원하며 기다리고 있다.
/ 전지혜(언론·11년도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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