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학교에서 처음으로 ‘주제중심토론’이라는 과목이 개설됐다. 이 토론 수업은‘대학생활의 설계’라는 과목과 함께 신입생을 위해 새롭게 시행된 것이었다. ‘대학생활의 설계’는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것이었고, ‘주제중심토론’은 주제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함으로써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개설된 과목이었다.

  ‘신입생 교육 운영위원회’에서 마련한 이 수업은 주제를 정하기 위해 교직원을 상대로 홈페이지에 주제선정공고를 내기도 했을 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준비됐다. 수업은 해당전공 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예시된 주제에 따라 발표자를 정한 뒤 발표와 토론을 진행하고 토론한 내용을 평가한 뒤 교수의 보강과 정리로 마무리 짓는 형태였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학생들의 잦은 결석과 자발적인 참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평가방식이 애매해 정규교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주제중심토론’수업에 참여했던 언론정보학부 2년 이송희양은 “관심이 가는 주제가 아니었고 수업 자체에 흥미가 떨어졌다”며 “학생들의 참여도 저조했으며 조사해 오는 내용 또한 누구나 다 아는 식상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간호학과 2년 심정화양은 “학과의 내용과 관련된 주제로 토론이 진행돼 활발한 참여가 이뤄졌고 부담이 없었다”며 “유일하게 전공교수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학생들의 발표내용을 전공교수가 수정해 주는 과정이 나름대로 재미있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부터 ‘주제중심토론’은 의대를 제외한 모든 학과에서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우리학교 조규흥 교무과장은 “주제중심토론 수업이 없어지면서 그 수업을 대신해 새내기 새로 배움터를 학교에서 마련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해당학생지도교수제를 검토 중”이라며 “새내기 새로 배움터에 모든 교수가 참여해 학생들과 함께하는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학교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됐던 토론수업인 ‘주제중심토론’이 학생들의 낮은 호응으로 인해 대부분의 학부에서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은 우리대학의 토론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그렇지만 의대와 같은 경우는 학생들의 준비와 호응으로 올해부터 ‘대학생활의 설계’와 통합돼 더 발전된 형태로 운영된다. 결국 토론수업은 학생참여에 따라 수업방향이 갈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으로 토론수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준비과정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야 활발한 토론수업이 진행될 수 있고 나아가서는 토론문화의 뿌리가 되는 기반으로 자리잡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