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 부르기를 참 좋아한다. 기쁠 때는 기쁨의 표현으로 노래를, 슬플 때는 그 슬픔을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노래를 부른다. 물론 부르기 뿐 아니라 듣기도 좋아한다. 그럼 우리는 주로 어떤 노래들을 부를까? 이 세상에는 수많은 장르의 노래들이 있지만 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래의 종류는 그리 많이 있지 않다. 팝송은 외국어라 따라 부르기가 힘들고 랩이나 힙합은 너무 빨라서 부르기가 어렵고 가곡은 전문가가 아니라 못 부르고, 등등의 이유로 부를 수 있는 음악의 폭이 작다. 그러나 이렇게 적은 선택 중에서 우리가 항상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우리는 트로트를 즐겨 부른다. 요즘 아이돌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즐겨 부르고 언제 어디서나 즉흥적으로 나오는 노래가 바로 트로트다. 우리는 트로트를 듣고 부르며 그 음악에 맞추어 즐겁게 춤도 추지만 사실 트로트의 시작은 우리가 춤을 출 만큼 밝지만은 않다. 트로트(Trot)는 일제 강점기에 발생한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장르다. 트로트는 일본 ‘엔카’ 음악이 한국에서 현지화한 음악이다. ‘트로트’라는 이름은 구미 춤곡의 하나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유래한 것이며, 일본 토속 음악에 접목돼 엔카가 됐고, 일제 강점기에 한국에 전해졌다. 트로트라는 음악은 본래 한국에는 없던 음악 중 하나다. 193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음반산업과 라디오 방송으로 대표되던 거대 매체가 자리 잡게 돼 우리나라의 트로트가 정립됐다. 그 후 트로트는 시대적 상황을 대변하듯 그때의 사회적 분위기를 노래로 표현했다. 이처럼 트로트 가수들은 점점 우리나라의 최고의 가수로 자리 잡았고 그들의 노래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즐겨 불렀다. 그러나 1990년대는 락, 발라드가 한국 가요계를 주도하면서 트로트는 소외되기 시작했고 트로트를 고집하던 가수들은 한동안 침체기에 놓이게 됐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사회의 변화와 젊은 층들의 팬들을 확보하기 위한 세미트로트라는 새로운 트로트가 생겨나면서 트로트가 다시 활성화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트로트를 즐기는 젊은 층들이 많이 생겨났다. 정통 트로트에서 벗어나 트로트와 여러 장르의 음악을 접목시킨 세미트로트가 번성하기 시작하면서 트로트의 다변화를 이끌었다. 그 중에서 박상철, 장윤정, 박현빈은 다양한 연령층들의 팬들을 확보한 가수이다. 특히 2002년에는 박상철의 <자옥아>, 2004년에는 장윤정의 <어머나>, 2006년에는 박현빈의 <곤드레만드레>가 정통에서 많이 벗어난 방식과 함께 젊은 층 등 전 연령층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많은 젊은 신인 트로트가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트로트가 이제는 어른들만이 즐기는 전유물이 아니라 젊은이들,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도 가수들의 흉내를 내며 따라 부르는 국민가요가 됐고 심지어 한류 열풍속에서도 우리나라 트로트가 빛을 보고 있다. 특히 트로트의 시초였던 일본에서 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트로트를 좋아한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트로트를 ‘뽕짝’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왜 트로트를 ‘뽕짝’이라고 부르며 도대체 ‘뽕짝’ 은 무슨 뜻일까? 사실 ‘뽕짝’은 빠른 두박자의 트로트를 의미한다. 빠른 두박자의 리듬인 쿵짝, 쿵짝이 ‘뽕짝’ 으로 표현된 것이다. 다만 ‘뽕짝’은 속어이기에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우리는 ‘뽕짝’이라는 표현보다는 ‘트로트’ 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트로트가 노래방 문화속의 노래가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恨)과 정서, 모든 희노애락이 담긴 노래라는 것을 알고 즐겨야겠다.

/ 박병훈 (기초교육대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