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닭발, 불닭, 불낙지 대한민국은 현재 매운맛 열풍이다.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대부분 한국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은 바로 매운맛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아마도 한국사람 특유의 화끈하고 급한 성격의 ‘빨리빨리’ 문화와 1990년대 후반 불어 닥친 경기불황 속에 사람들은 매운맛을 통해 그 스트레스를 풀어 그렇지 않나 싶다. 또 매운맛의 특징은 바로 중독성! 한림학보는 지난 512호 ‘맛집’ 코너에서 매운 낙지볶음을 맛있게 요리하는 식당을 소개한 바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매운맛의 중독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운 등갈비찜이 맛있는 ‘친구네’다.

매운맛과 등갈비의 만남

지난 수요일 저녁 7시 30분.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석사동의 먹자골목 ‘스무숲’ 거리에서 창문 너머로 유독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식당이 보였다. 그곳의 상호는 ‘친구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꽉 찬 테이블의 모습과 7, 80년대 대포집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안으로 들어가 메뉴를 보면 크게 매운갈비찜, 등갈비구이 그리고 7가지의 종류의 숯불구이가 있는데 매운갈비찜을 먹고 있는 주위의 많은 테이블을 보면 확실히 이곳의 인기메뉴는 매운갈비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 역시 매운갈비찜을 주문해봤고 이곳 역시 지난번 낙지볶음을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로 구성된 매운맛의 강도를 선택할 수 있었다. 이 중 중간 단계인 보통 매운맛을 시켰다. 주문을 하면 먼저 볶음김치, 곤약 초무침, 마카로니, 부추무침 등 다섯 가지의 밑반찬이 올라온다. 테이블이 만석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주요리가 다소 늦게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주방에서 이미 요리가 돼서 테이블에 올라왔다. 이곳의 매운갈비찜은 다른 곳과 달리 대부분은 돼지갈비를 이용해 요리하는데 이곳은 등갈비를 이용해 매운갈비찜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시식을 해보니 기다란 막대기 같은 등뼈에 붙은 살점이 그대로 떨어진다. 화끈하게 매운맛, 동시에 뼈를 뜯는 맛에서 부드러운 살코기까지 모든 면을 만족하게 한다.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면 이곳의 매운갈비찜은 찜치고는 국물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갈비를 뜯는 중간에 수저로 그 국물을 떠 마시니 더욱 진한 얼큰함을 느낄 수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이 졸아들어 양념이 더욱 깊이 밴 갈비 맛은 갈수록 더욱 먹고 싶은 유혹을 일으켰다.

소고기 부럽지 않아

갈비찜은 유행을 타지 않는 음식으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또 잔치할 때 꼭 올라오는 고급 음식이기도 하다. 대게 갈비찜은 소고기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친구네’만의 특제 양념이 밴 부드러운 살코기의 등갈비와 함께 어울린 매운맛의 조화는 소고기 못지않은 맛을 낸다. 고기를 다 먹은 후에는 그 양념과 함께 비벼진 볶음밥까지 먹을 수 있으니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이 될 수 있다. ‘친구네’는 매운갈비찜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비교적 저렴한 숯불구이 메뉴를 갖추고 있으니 상호처럼 친구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장소가 돼 줄 것이다.

/ 최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