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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부분의 일간지들은 김대중 정권 취임 3주년에 대한 기사를 1면으로 장식했다. 김대중 정권 3주년, 그 평가 및 반성과
함께 신문사 나름대로의 평가도 함께 실렸다. 또한 일간지들의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자의 비관 자살 기사가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일간지들의 광고 면에는 “국민 여러분 대우부도 사태로 인해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욱 강경한 구조조정과 개혁으로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 대우 경영진 일동 - ” 이란 광고가 눈에 띄었다. 지난주
일간지들은 온통 모순 투성이었다.
‘개혁’이란 인사로 시작된 김대중정권 3년. 하지만 요즘 정세는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리해고자들의 연일 시위와
폭력진압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미 정권은 2단계 4대부분 구조조정을 오는 2월까지 마무리하고 이후 본격적인 한국 경제의 장미빛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12월 공공부분/금융부분 구조조정에 이어 대우자동차 해외매각과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약 40만여명의 종사자가 관련되어 있는 대우자동차를, 관련 업체들의 사활까지 달려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대우
자동차를, 엄청난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며 굳이 해외매각 시키겠다는 김대중 정부의 의도는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김대중 정부의 대우자동차 처리는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구조조정 속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수 십조원의 국가 재정이, 다시 말해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된 대우자동차의 해외 매각 가격은 지난번 인수포기를 한 포드와의 협상에서
제시된 액수인 7조원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 나라의 노동법규와 노사관계 관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악의 행태를 보이는 GM과의
인수 논의는 매각이 강행된 이후 더욱 광범위한 정리해고로 인한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의 부실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사실을 살펴봤을 때 무엇보다 김대중 정부가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강행하고 있는 이유는 초국적 독점자본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는 의도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즉 IMF를 비롯한 초국적 독점자본의 대리 기구들의 신뢰를 잃게되면 집권 초기부터 외쳐 온 ‘개혁’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초국적 독점자본의 이해에서 벗어날 수 없는 김대중 정권의 ‘개혁’은 당연히 초국적 독점자본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부는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에 발맞춰 진행되는 구조조정을 합리화하려는 구실로 더 이상 혼자 일어설 수 없는
대우자동차가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 메이저 5대 기업에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 부도의 핵심 인물인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은 해외로 도피해 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제보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정작 정부는 이에 대해 미온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려 25조원에 달하는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의 도피재산을 몰수하면
대우자동차의 부도를 막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도피 재산의 상당 액수가 전두환·노태우 전 정권은 물론 전 여당의
정치자금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노조에게 정리해고 동의서를 요구하며 대우자동차 부도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은 대우 전 사장단 구속 이후 이번 수사가 정치권 사정에 이용될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대우자동차의 부도가 노동자의 책임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연일 진행되고 있는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의 항의와 시위를 강경 진압으로 막아내고 지난 2월19일,
1천750명에게 전달된 해고 통지서를 들고 인천 부평 공장으로 달려온 해고자들을 무차별 연행해 가는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불법시위와 집회에 더욱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논평을 통해 대우 자동차 해고자들의 생존이 걸린 투쟁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이에 더 이상 앉아서 분노를 느낄 수 없는 대우자동차 노조원들과 시민단체들은 ‘김우중 체포조’를 조직해 해외로 나갔으며, 연일
불바다를 이루는 인천 부평지역에서는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1일 시국대회 이후에 열린 대우자동차
규탄대회에서 각기 다른 정파의 학생단위들도 대우자동차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공권력과의 심한 몸싸움에도 굴하지 않고 더욱 힘찬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을 결의했다.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노동자·민중 탄압의 시발점인 이번 대우사태가 노동자·민중의 입장에서 해결되길 바라며,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이 하루 속히 돌아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않는 재벌총수와
정부의 행태를 타파하여 더 이상 노동자·민중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
/ 신현주 기자 omgki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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