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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읽는 음악] 하이든과 장학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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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교향곡 하면 떠오르는 사람을 이야기하라면 누구라도 주저 없이 ‘베토벤’이라고 한다. 특히 그의 교향곡 5번 ‘운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곡이며 이 ‘운명’ 교향곡은 일반 대중들에게 너무나도 크게 자리 잡고 있기에 쉽게 다른 교향곡들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교향곡의 일인자, 즉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하이든(Franz Joseph Haydn)이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그는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썼으며 80곡 이상의 현악 4중주곡 등으로 고전파 기악곡의 전형을 만들었으며 오라토리오와 미사곡 등 교회음악에도 명작을 남겼다. 특히 제1악장에서 소나타형식을 완성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하이든 작품의 특징은 거의 모든 음악이 밝고 경쾌하다는 것이다.
특히 그의 작품 중에는 현악 4중주가 빛나는데 그중에서도 오스트리아 국가가 들어있는 <황제>와 요즘 TV에서 노트북 선전에 배경음악인 <종달새>가 대표적인 현악 4중주곡이다. 이처럼 거의 모든 분야에서 훌륭한 음악을 남긴 하이든은 고전주의 음악을 확립한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업적을 남긴 그에게도 불행이 있었는데 바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와의 불화였다. 온순한 성격의 하이든이 “아내와의 결혼이 내 인생에서 최고의 실수”라고 말할 정도였고 아기도 낳을 수 없는 아내여서 하이든은 자식마저 갖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든의 음악은 깊은 포용력과 대범함,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리고 하이든은 젊은 모차르트와 친교가 있었는데 그의 음악은 모차르트에게 영향을 줬으며 젊은 베토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베토벤이 왕성한 작곡활동을 하게 될 무렵에는 은퇴해 여생을 즐기다가 나폴레옹의 제2회 빈 공략할 때 포성을 들으며 77세의 나이로 생애를 마쳤다. 이처럼 그는 우리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두 작곡가에게 큰 영향을 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에게는 그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들에게 하이든이라는 존재를 알리는 아주 유명한 곡이 하나 있다. 바로 트럼펫 협주곡이다.
지금은 다른 방송사에서 방송되지만 예전 일요일 아침마다 이 음악과 함께 우리나라 최 장수 프로그램인 ‘장학퀴즈’를 볼 수 있었다. 승전보를 알리는 듯한 트럼펫의 경쾌한 소리가 일요일 아침과 또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패기와도 잘 어울렸던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1796년 하이든이 64세 때 작곡한 곡으로 그의 작품 중에 유일한 트럼펫 협주곡이며 마지막 관현악곡이다. 영국의 왕 조지 3세가 영국에 체류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를 만류하고 돌아온 하이든이 오랫동안 자신을 후원하던 에스테르하지 후작 가문의 악단을 재건하던 시절에 만들었다. 당시 비엔나 궁정의 호른 주자인 바이딩어가 반음계 자유롭게 불 수 있는 트럼펫을 고안했는데, 이 새로운 트럼펫을 위해 작곡됐다. 그 당시 바이딩어의 트럼펫은 새롭고 혁신적인 악기였지만, 1813년 브륌멜이 현대의 트럼펫을 발명함으로써 점차 자취를 감췄다.
이 곡은 처음으로 트럼펫 연주에 반음계를 시도한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곡조의 진귀함과 악상의 아름다움에 의해서 오늘날에도 많이 연주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악상 처리 기법을 보면 과연 대가다운 하이든의 음악세계를 볼 수 있다. 트럼펫을 당당하게 클래식 음악 악기의 대열로 올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트럼펫 협주곡은 음악사에 큰 의미가 있는 곡이기도 하다. 특히 3악장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 론도 형식으로 쓰여진 3악장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팡파레 같은 유명한 주제로 시작된다. 곡 전체에 걸쳐서 독주자의 고난도 기교가 돋보이는 악장이기도 하다.
이 곡은 트럼펫 곡 중에 경쾌하고 화려함으로도 유명하지만 아주 어렵기로도 유명한 곡이다. 모든 트롬피스트들이 이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트럼펫 주자를 뽑는 오디션에서 이 곡은 항상 연주자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 박병훈(기초교육대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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