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의 계절이 변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그 중 한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인데 어느 순간부터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계절에 따라 사람의 의식주는 변화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계절이 긴 여름과 겨울철 음식이 우리의 ‘식 문화’에 자주 오를 수밖에 없다. 봄이지만 제법 무더운 5월, 이번 525호의 맛집은 사계절 내내 특히 여름철 우리의 사랑을 받는 ‘삼계탕’의 맛집 ‘충남녹각삼계탕’을 소개하려 한다.

-감출 수 없는 인기-
  
강원도청 근처에 있는 맛집으로 소문난 ‘충남녹각삼계탕’은 요선동 한신아파트 앞에 위치하고 있다. 벽돌로 지어진 일반 가정집과 흡사한 가게 외부는 매우 소박하기 짝이 없었다. 가게입구에는 소문을 확인이라도 해주듯 ‘30년 전통의 삼계탕’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가게의 내부로 들어서자 신발장에 가득 찬 신발들이 이곳의 인기를 말해주었다. 역시 보양식의 최고봉인 삼계탕답게 어르신들이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밖에도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삼계탕을 전문으로 하는 집이라 그런지 메뉴는 ‘녹각삼계탕’이 전부였다.
  
삼계탕과 녹각의 효능을 각각 알아보자.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체내 밖으로 양기가 쏠리면서 우리 몸은 허한상태가 된다. 닭고기는 따듯한 성질이므로 체내를 따듯하게 해준다. 또 삼계탕에 빠지지 않는 인삼 역시 체내에 열을 공급하고 체력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녹각’은 사슴의 뿔인 녹용이 다 자란 것을 말하며 신장기능과 간기능 회복에 좋다. 녹용보다 효능은 약하지만, 가격에 비해 효능이 좋아 약재로 많이 쓰인다. 우리는 이곳의 대표 음식 ‘녹각삼계탕’을 주문했다.

-30년이 말해주는 맛-
  
주문을 하자 밑반찬으로 양파와 깍두기, 배추김치 그리고 작고 귀여운 병에 담긴 인삼주가 나왔다. 인삼주의 첫맛은 인삼의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지만, 그 맛을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소주에 인삼가루를 탄 맛이었다.
  
곧이어 우리가 주문한 ‘녹각삼계탕’이 나왔다. 겉보기엔 일반 삼계탕 집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곳 삼계탕 육수는 맑은 육수가 아닌 흰 우유빛깔의 육수였다. 한입 먹어본 육수의 맛은 매우 진했고 약재의 맛이 나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다 먹은 뚝배기에는 국물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육수의 맛을 본 뒤, 본격적으로 삼계탕을 맛봤다. 영계를 사용해 살이 매우 연하고 부드러웠다. 또 적당하게 잘 익어 뼈와 살이 잘 분리가 돼 먹기 편했다. 닭 속에는 백미와 찹쌀 그리고 대추와 인삼, 녹각, 감초, 마늘 등이 들어가 쫄깃한 쌀에 약재 향이 스며들어 맛이 좋았다. 특히 감초와 대추는 단맛이 나 밥의 끝맛이 매우 달콤했다. 또 이곳의 깍두기는 비밀 병기와도 같아 삼계탕의 맛을 한층 더 빛나게 해주었다. 하지만 모든 닭이 그렇듯, 다리의 비린 맛이나 아쉬웠다.
  
삼계탕을 다 비워가는 찰나, 후식으로 인삼우유가 나왔다.
처음에는 유리컵에 담긴 흰색음료의 정체를 몰랐지만,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우리도 망설임 없이 마셨다. 그 맛은 우유에 꿀과 인삼을 넣어 믹서기로 갈아 만든 맛이었다. 컵의 끝부분에는 인삼의 찌꺼기가 있어 조금 씁쓸했지만, 건강에도 좋고 사장님의 정성이 느껴져 매우 좋은 후식이었다.
  
이곳의 맛도 훌륭했지만 정말 잊을 수 없는 것은 종업원 아주머니의 친절함이다. 손님이 가득 찬 가게에서 필자는 취재를 위해 끊임없이 종업원 아주머니께 질문을 했다. 하지만 바쁘신 그 와중에도 친절하게 답해주셨다. 덕분에 각 약초의 효능도 알 수 있어 좋았다.
  
가정의 달 5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건강을 전해주는 요선동의 ‘충남녹각 삼계탕’을 가보는 건 어떨까?
/ 장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