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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등록금인상 5% 안팎 재조정에 따라 등록금 환불요구운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한림학보에서는 지난 10년간의 등록금 투쟁, 학교 본부 측의 입장, 총학생회측의 입장, 다른 학교 등록금 투쟁의 성공사례 등의 기획을
마련했다.
해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등장하는 등록금 투쟁이 올해도 여지없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제 17대 총학생회에서
새내기들의 입학식을 따로 치룬것을 시작으로 등록금 납부 연기와 현물납부를 실시했고 앞으로 등록금 환불요구를 통한 등록금 투쟁을 계속해서 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해마다 진행된 등록금 투쟁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난 경우가 많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 7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발표한 ‘등록금
인상 5% 안밖으로 조절, 이미 납부한 등록금에서는 조정된 액수만큼 환불해 줄 방침’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지난 1989년 등록금 자율화 조치 이후 92년부터 본격적으로 오른 현재 등록금은 당시 등록금에 비해 3배이상 인상됐다.
해마다 사립대는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건설가계정비, 관리운영비 등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97년 이후 최근 2년동안 사립대의 자산은 오히려 증가했고 부채는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사립대학들은 IMF 관리체제로 등록금이 동결돼 그동안 대학운영이 어려웠으니 앞으로는 대대적인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선전하고 있다. 사실 교육인적자원부의 간추린 교육통계를 살펴보면 매년 오른 등록금은 물가 인상률보다 무려 2∼3배에 이르는 높은 수치를 보인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률은 유럽 고등교육기관의 학교교육비 분담률에 비교해 봤을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의존률이 높다.
특히 영국과 독일같은 경우 거의 무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60%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가진자에게만 그 기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빈익빈
부익부의 시장경제 논리가 교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때 김대중 대통령이 내세운 ‘국가교육재정 GNP 대비 6%확보’공약은 국민들에게 우리 교육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는 집권이후 교육재정을 확보하기는 커녕 IMF 관리체제 때문에 교육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미국, 영국 등 선진국가들도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언제나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또한 현 정부는 IMF 관리체제이후 재벌의 과대차입과 금융기관의 금융부실을 막는다며 76조 7천억원의 국민세금을 쏟아
퍼부었는데, 이는 2000년도 교육예산의 3배가 넘는 액수로 정부의 GNP 대비 6% 확보에 대한 의지의 정도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현
정부는 교육재정비 삭감과 더불어 국가경쟁력을 갖춘다는 교육정책 아래 극소수 대학원중심대학과 지방거점대학을 선정해 집중지원하고 그 나머지 대학에
대해서는 차등지원을 강화하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종합평가인정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개혁 추진 우수대학, 국제전문인력양성산업 등의 평가산업을 통해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결국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에 대해 국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정책이다. 이런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교육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부제 실시, 조직 통폐합 및 기능 조정, 행정 인력의 감축 등을 포함한 교육발전 5개년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는 고비용 저효율을 깨뜨리기 위한 구조조정의 총칼이 사회 곳곳을 겨누고 있다. 하지만 비용과 효율성의 상관관계만을
놓고 볼 수 없는 교육분야에서도 구조조정이 그대로 적용되어야할 부분인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교육의 효과는 장기적이며 비가시적인데 단시간에
가시적 효과를 내세우기 위한 경제논리에 맞출 수밖에 없다면 대학은 또 다른 기업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으려는 기업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BK21 강행, 등록금 완전 자율화, 국공립대 민영화 등의 김대중 정부의 교육정책은
이런 대학의 기업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결국 ‘경쟁’과 ‘효율’을 바탕으로 한 교육정책은 경쟁에서 탈락한 이들에게 국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계층 간의 모순과 학벌 위주의 서열화를 심화시키며 교육의 공공성 대신 개인의 책임만을 강조한다. 공적인 교육정책의 포기가
정부의 교육정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국가는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면적인 교육정책을 재수립해야 하고 동시에 교육재정을
확충·보완해 나가야한다. 뿐만 아니라 사립재단은 교육이 ‘비영리법인자 육영산업’이라는 대학의 근본취지를 기억하고 국가 교육재정과 기부금 등이
부족한 현실에서 자신들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교육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국가교육정책과 투명한 사립재단의 운영이 필요충분조건이 돼야 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 소옥임 기자 naive523@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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