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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즐기기]북한강의 매력을 맛보다 - 북한강 자전거 길
류호성 기자  |  skyangel@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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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05  18: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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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데도 갈 데가 없다던 사람들도 설렁설렁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어디론지 훌쩍 길을 떠난다. 가을바람에는 그런 이상한 마력이 있는 모양인가? 말짱하던 초록빛 오동잎도 하룻밤 사이에 뚝 하고 떨어진다. - 법정 「초가을 산정에서」中

며칠 동안 비가 퍼붓더니 바람이 부썩 서늘해 졌다. 길가에 있는 은행나무도 녹음이 시들해지더니 슬슬 노란 빛깔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을이 온 것이다. 가을이 오면 故 법정 스님이 수필에서 하신 말씀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춘천에서 맞은 이번 가을엔 자전거에 몸을 실어 ‘북한강 자전거 길’로 떠나봄을 어떨까?

한림대 후문(삼운사 방향)으로 내려가 소양강을 따라 10분가량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광활한 의암호와 큰 아치형 조형물이 있는 소양2교가 나타난다. 의암댐으로 생긴 큰 호수 의암호와 이에 걸맞은 소양2교, 그 옆에 소양강 처녀상은 춘천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소양2교를 건너면 두미르 아파트 옆쪽으로 작은 자전거길이 나타난다. 가을에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는 오미들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10분 정도 가다 보니 춘천인형극장이 나타나고 사거리가 나왔다. 사거리에서 신매대교 방면으로 가다 보면 왼쪽으로 경찰충혼탑과 함께 북한강 자전거길 입구가 나온다.  
 
북한강 자전거 길이 춘천의 여느 산책길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도심을 벗어나 농촌을 따라 있다는 것이다. 높은 건물이나 차들이 없는 대신 논과 밭, 그리고 강이 산책로 주위에 있다. 그 광경을 보니 ‘춘천은 조금만 벗어나도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길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탁 트인 경치다. 북한강 물길을 따라 길을 가다 보면 고슴도치섬(위도)과 상중도, 하중도가 한눈에 보이며 그 뒤로 봉의산과 춘천 시내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춘천호반의 시원한 경치에 빠져서 페달을 밟다 보니 어느새 서면 문학 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이 자리한 서면은 ‘박사마을’이라 불린다. 그래서일까, 공원에는 미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위해 ‘노벨상의 빈자리-문학이 보다 밝은 세상을 만든다’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아마 노벨상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염원에서 이런 생각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문학 공원에서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엔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카페 ‘구름빵’이 자리하고 있다. 2003년에 개관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3만 6천 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882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엔 여러 체험 시설과 함께 애니메이션에 대한 1만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강원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의 체험학습 장소로 쓰이며 여러 유치원과 학교의 소풍지로 인기가 좋다. 이날도 어느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왔는지 3~4살의 유아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박물관과 함께 위치한 카페 ‘구름빵’은 커피종류에서 햄버거, 음료수 등 간단한 요깃거리들이 많이 있다. 게다가 카페 2층에서 멀리까지 보이는 춘천 시내의 경치는 카페의 또 다른 매력이다. 오후 1시경 카페에는 박물관을 찾은 사람들, 소풍 온 유치원생들, 산책을 나온 사람,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떠나 자전거의 바퀴는 의암댐을 향해 굴렀다. 의암댐으로 가는 길목에는 덕두원, 용늪, 붕어섬 등 자연산 잉어와 붕어 낚시터로 잘 알려진 곳이 즐비해 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낚시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겨울에는 빙어낚시로도 유명하다.
 
박물관을 떠나 20분 정도 이동하면 춘천시 서남쪽 지점에 위치한 의암댐에 도착하게 된다. 의암댐은 1967년 완공된 댐으로 북한강과 소양강이 합류하는 신현강 협곡을 막아 인공호수 의암호를 형성케 했다. 춘천이 호반의 도시라 불리는 것도 어찌 보면 의암댐의 덕택이 크다. 의암댐의 바로 옆에는 기암절벽의 삼악산이 있는데 의암댐과 잘 어우러져 사계절 동안 절경을 뽐내고 있다. 그래서 의암댐은 등산객과 사진가,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다.
 
가을이 오면 유난이 푸르고 깊어지는 춘천의 강. 열띤 학업도 좋지만 하루 정도 여유를 갖고 강가를 따라서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가을바람의 이상한 마력에 몸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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