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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생명공학 발달에 따른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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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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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정보, 보호대책 없이 이용범위만 확대
열등 유전자 발견이 사회적 낙인과 인종차별로 이어질 염려 커

생명공학(biotechnology) : 생물이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찾아내서 재조합해 변화시키거나 모방해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용하는 기술.

  이러한 생명공학은 말 뜻 그대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용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왔고 최근 들어 그 빛을 발하고 있다. 그 중 인간의 유전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게놈프로젝트가 얼마전에 거의 완성됐다. 그 수가 굉장히 많은 줄 알았지만 곤충의 두 배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결과로 인해 인간의 유전정보를 읽음으로써 각종 질병을 미리 가늠하고 예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떠들썩하다. 그리고 유전자를 읽게 됨으로써 피 한 방울 같이 신체의 작은 한 부분만으로도 개인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돼 범죄자를 가리고 개개인을 식별해 내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유전자 정보가 읽혀지는 것은 질병을 미리 진단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개인의 정보유출 문제인데 이는 개인의 유전자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다. 즉 유전자 정보를 제대로 된 지침이나 제약없이 무방비로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의 유전자정보가 유출됨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고용의 차별과 보험의 거부 또는 보험료 인상과 같은 일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됐다. 미래에 일어날 유전병을 포함한 각종 병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병을 지닌 사람이 낙인찍히게 되고 그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를 받게 된다. 이런 문제로 유전적인 문제가 없는 우성인자로 구성된 인간을 마들기 위해 인위적인 교배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것이 또 다른 인종차별의 양상을 빚어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 유전자는 유명 연예인의 DNA를 상품화시키는 등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얼마전 우리 나라의 한 신문에는 외모와 지식을 겸비한 여성의 난자를 판매한다는 상업광고가 게재되기도 했다. 이것은 우성 유전자를 돈으로 사고 팔아 인간이 조작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미래가 머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정부는 유전자 정보를 통해 개개인을 감별해 내는 것을 이용해 한국복지재단, 대검찰청, (주)바이오그랜드와 함께 유전자정보은행을 만들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부모를 잃은 아이에게 유전자로 가족을 찾아준다는 명목은 좋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따른다. 먼저 개인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과 미성년자인 미아의 정보 결정권이 후견인에게 있다는 사실은 인권이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친자 검사 기자재가 없는 경우는 아무런 제약없이 검사받을 유전자를 외국으로 보내는 일이 보도되고 있어 과연 부모를 찾아준다는 것만으로 이런 많은 문제점을 무마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유전자정보은행문제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유전정보은행 구축 반대 및 인간유전정보보호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이미 세계적으로도 국제기구 유네스코가 유전자차별을 금지할 것을 천명하는 등 유전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왔다. 우리나라는 참여연대와 같은 단체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국민의 다수가 사회적 참여 의식이 둔감하고 전체주의적 체제에 익숙하기 때문에 유전자와 지문같은 개인적 정보 유출의 위험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과학 연구의 취지가 처음부터 나쁜 의도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원자 핵물리학이 원자폭탄 개발에 사용된 것처럼 유전자 정보 같은 생명공학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 연구인 것임에 틀림없지만 앞으로 언제 또 다른 문제가 다가올 지 모를 일이다. 흔히 사람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된’이란 말이 붙으면 무조건 믿어버리고 만다. 유전자정보에 관한 사회학적 연구없이 과학의 연구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연구의 단점까지도 과학자에게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단점이 가려진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냥 믿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대로 믿고 따르기엔 사람들 개개인에게 심각한 피해가 올지도 모를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다. 영화에서나 보았던 우성과 열성으로 나뉘어지는 이분법적인 새로운 인종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의 프라이버시가 보호될 수 있도록 감시와 제약을 위한 보다 안정된 사회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선 생명공학의 발달과 더불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직시하고 사회문제에 활발히 참여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 홍수경 기자 laught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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