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평소 세계적인 관광의 중심지이자 환상적인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에 가보고 싶었다. 때마침 교환학생 모집 기간이 돼 신청을 했고 홍콩 시립 대학으로 향하게 되었다.

처음 현지 대학에 도착했을 때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 며칠 동안은 다른 한국 대학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렸다. 그러다 문득 ‘홍콩까지 와서 한국인들과 같이 다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하다가 캐나다, 미국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기로 결심했고, 현지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애썼다. 그러다 보니 영어를 사용하는 일이 늘어났고 나중에는 한국말을 쓰는 것이 어색할 정도가 됐다. 그때 필자는 굳이 영어권 국가로 유학 가지 않아도 홍콩에서도 충분히 실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도 이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몇몇 친구들이 한국에 놀러 왔을 때 이곳저곳을 함께 다니며 안내해 주기도 했다.

필자는 현지 대학에서 ‘아시아 문학’, ‘만다린어 1’, ‘21세기의 단어와 이미지’ 등을 수강했다. 강의의 대부분은 에세이와 토론, 그룹 활동, 발표 형식으로 이뤄졌다. 만다린어를 제외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돼 힘든 감도 있었지만, 현지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필자 역시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됐고 수업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었다.

기숙사는 여느 곳과 비슷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기숙사를 뜻하는 영어단어인 ‘도미토리(dormitory)’라는 말을 쓰지 않고 ‘홀(hall)’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또 한국에서 로비라고 불리는 1층은 ‘G’, 즉 그라운드 플로어(ground floor)라고 불렸다.

홍콩에는 ‘스위트 수프(sweet soup)’가 유명한데 쉽게 생각하면 후식을 뜻한다. 밤마다 현지 친구들과 대학교 부근에 있는 스위트 수프 상점에 가곤 했는데 그곳에서 케이크, 망고주스, 망고푸딩, 우유푸딩, 빙수 등 열대과일이 곁들여진 다양한 종류의 후식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또 기숙사에서는 ‘스위트 수프 데이’라고 해서 매주 방마다 달콤한 디저트를 사오거나 만들어 방마다 돌아가며 파티를 열기도 했다. 필자는 이날 룸메이트와 함께 떡볶이를 만들어 다른 방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몇 달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은 필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교환학생 기간이 끝날 때에는 뚜렷한 미래의 목표도 생겼다. 그곳에서 개최된 여러 국제 행사에 참가하면서 세상은 넓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 현지로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홍콩이라는 나라에 푹 빠졌다. 이처럼 교환학생 생활은 필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과 친구들, 영어에 대한 즐거움, 중국어에 대한 흥미를 선물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 심수빈 (영어영문ㆍ4년) 2012년 2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