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사회대의 한 학생이 열람실에서 좌석 발급기를 뽑고 자리를 찾으러 갔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다른 학과 학생의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짐은 한 두자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올려져 있었다. 당황한 그는 불편을 감수하고 다시 좌석 발급기로 가서 재발급 받았다.

사례2.

학생생활관 한 사생은 어머니가 싸준 반찬을 공용냉장고에 보관했다. 그 다음날 냉장고를 열어 확인했더니 반찬통 자체가 사라졌다. 당황한 그는 냉장고 구석구석을 살펴봤지만 어디에도 반찬을 찾을 수 없었다.

요즘 우리 대학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공공장소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한림인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학내 공공장소는 크게 도서관과 기숙사를 꼽을 수 있다. 도서관 운영팀 왕신식 팀장은 “몇몇 학생들이 도서관 내에서 큰 목소리로 떠들거나 음식물을 반입하고 책을 찢는 등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에티켓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방음에 취약한 도서관 구조상 한쪽 구석에서 전화통화를 한다고 해도 목소리가 울려 주변 학생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 과제에 필요한 책을 빌려 일부분을 찢거나 자기만 알 수 있는 공간에 숨겨 다른 사람은 빌리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좌석발급기를 이용하지 않고 열람실에 짐을 올려놓아서 자기 공간 마냥 쓰는 학생들도 문제다. 왕 팀장은 “제재보다는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싶다”며 “모두가 도서관 에티켓을 지켜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학생생활관에서도 사생들의 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생활관 이기선(정행ㆍ12졸업) 사감은 “규정을 어기고 새벽에 세탁기를 이용하는 학생들 때문에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다는 민원과 공용 냉장고에서 음식물을 도난당했다는 항의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금병재 한 사생은 “먹다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놓고 썩을 때까지 방치하는 등 사생들이 에티켓을 어기는 일이 빈번하다”며 “특히 시험기간에 복도를 활보하면서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사감은 “학생들이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를 생각해 공용 에티켓을 지켜줘야 한다”며 “기숙사가 휴식의 장, 배움의 장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 캠퍼스 내 길거리 에티켓은 예년에 비해 잘 지켜지고 있었다. 시설팀 김용일 팀장은 “올해 설치된 흡연시설 덕분에 학내 주변이 깨끗해졌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흡연시설이 없어 아무 곳에나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어 지저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화원분들을 생각해서라도 학생 모두가 클린캠퍼스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학내 분위기는 학생들도 체감하고 있었다. 박남묵(유비쿼터스게임공학ㆍ4년) 씨는 “예전에 비해 담배를 아무데서나 피거나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진 않더라”면서도 “아직도 학교 주변에서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같아 학생들이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