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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속의 이슬람 문명 - 기독교와 이슬람은 상생할 수 있을까?교회와 모스크의 공존에서 이질적인 종교의 상생 가능성을 본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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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10  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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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지구에 있는 모든 인류문화유산 중에서 단 하나만 보라고 하면 나는 서슴없이 스페인 꼬르도바에 있는 메스끼따(Mezquita 이슬람 모스크의 스페인어 발음)를 선택할 것이다. 메스끼따는 그만큼 감동적이고 신비로웠다.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보다 더 깊은 인상을 주었다. 무엇보다 이와 같은 문화유산이 아직도 잘 보존되고 기독교 문화와 조화를 잘 이루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유럽 안에 이슬람 문명이라니? 기독교 문명권 한복판에 이슬람 문명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슬람 문명이 없었으면 지금은 기독교 문명 즉 유럽 문명은 존재할 수 없었다고 할 만큼 이슬람 문명이 기독교 문명에 끼친 영향은 크다.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이미 배운 사실이다.

그럼 언제부터 이슬람은 유럽에 전파되었을까? 물론 터키의 오스만 투르크(1299-1917)가 동유럽을 중심으로 이슬람교를 전파한 적은 있다. 서유럽에 이슬람이 전파되기 시작한 것은 훨씬 전의 일이다. 이슬람교는 옴마니아 왕조(서기 661-749년)와 압바스 왕조(서기 750-1054)가 추진한 대정복 운동의 결과로 동으로는 중국(당나라) 신장 지방까지 진출했고, 서쪽으로는 이베리아 반도(현재의 스페인과 포르투갈)까지 진출하게 된 것이다. 고구려 유민으로 당나라에서 활약한 고선지 장군이 서기 751년 탈라스(지금의 키르기스스탄 북쪽 지역) 전투에서 바로 이 이슬람 군대에 패하게 되어 중앙아시아 전체가 이슬람 사회가 된다. 기독교 세계(프랑크 왕조)는 732년 남부 프랑스의 투르-푸아티에 전투에서 간신히 승리를 거두어 피레네산맥 북쪽으로 이슬람교가 진출하는 것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

이슬람 왕조는 1492년 그라나다 왕국의 마지막 왕인 보아브딜 왕이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 여왕에게 패해 철수할 때까지 거의 800년 동안 이 지역을 지배했다. 지금 스페인의 세비야나 그라나다, 까르도바, 똘레도 지방에 가면 어느 도시든 메스끼따와 알까사르(성)의 유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과거의 역사 때문이다.

이슬람 전성기에는 서쪽 아라비아 반도에서 북아프리카와 바그다드를 거쳐 중국의 장안과 신라의 경주, 일본의 나라와 교토까지 이슬람 상인들이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 이븐 바투타(1304-?)의 <여행기>도 바로 이 시기에 북부 아프리카부터 중국의 여러 도시까지 10만 킬로미터의 여행 기록을 담은 책이다.

실제로 7세기에서 16세기까지 이슬람 세계는 유럽 세계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럽의 르네상스도 12세기에 이미 이슬람의 르네상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1세기 이후에 아라비아 문헌이 라틴어로 번역되어 유럽에 전해지면서 이슬람 문명은 암흑의 유럽 사회에 강한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이슬람 사회는 이미 오래 전부터 고대 그리스 문명을 아라비아어를 통해 학습했고, 그 지식의 유산들이 다시 유럽에 전해진 것이다. 이슬람 학자들을 통해 연구된 아리스토 철학이 유럽에 소개된 것이 하나의 상징적인 영향이다.

유럽은 이슬람 문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였다. 그 결과 르네상스와 식민지 개척 시대를 거쳐 산업혁명에 성공하여 현대 사회를 리드하게 되었다. 현대 영어에 들어 있는 아라비아어를 살펴보면 그 영향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알 수 있다. 화학(alkali, amalgam, alchemy-연금술 등), 수학(algebra-대수학, algorism-십진법 등), 의학(alcohol, gauge-거즈 등), 천문학(altair-견우성, vega-직녀성), 상업(caravan, check 등), 농업(sugar, cotton, asparagas 등), 음료(soda, syrop 등), 생활용품(pajamas, sofa 등), 음악(tambourine, lute-비파 등) 분야 등에서 수많은 용어들이 영어로 사용되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은 지금까지 수없이 싸워 왔고,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싸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이 그 예이다.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이 연합군을 ‘십자군(Crusaders)’이라고 분명히 표현 했듯이 기독교와 이슬람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그 답을 꼬르도바에 있는 메스끼따와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궁, 그리고 세비야에 있는 대성당에서 보았다. 메스끼따(모스크)는 말 그대로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리는 장소다. 사원에 들어서면 850개의 아치형 기둥의 장엄함에 놀라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같은 공간에서 교회의 오르간 연주가 들린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지금의 기독교인들이 미사를 드리는 것이다. 사원을 부수지 않고 그 안에 기독교 제단을 만들고 거기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알함브라 궁전에는 궁전 바로 옆에 카를로스5세 궁전을 세워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비야 대성당은 그 자리에 있던 모스크를 부수고 지었는데 히랄다탑은 부수지 않고 성당과 한 몸체로 남겨 두었다. 그 탑이 부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지혜를 짜내면 서로 공존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이라크 바그다드와 아프가니스탄에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은 내 바람이 곧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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