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싱=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 스마트폰 이용자가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코드를 설치해 결제정보 등 전화번호, 가입 이동통신사, 인증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모바일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드렸습니다.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oa.to/PJazvb.”

  대학생 A씨는 최근 친척에게 돌잔치 초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조카의 돌잔치라고 생각한 A씨는 아무런 의심 없이 초대장 주소를 클릭했다. 하지만 초대장은커녕 스마트폰에 갑자기 이름 모를 어플이 깔렸다. ‘별 것 아니겠지’라고 생각한 A씨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한 달 후, A씨는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에 찍힌 ‘소액결제 20만 원’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급히 통신사 콜센터에 문의해 봤지만, A씨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고객님께 전송된 인증번호로 소액결제 20만 원이 결제됐다’는 거였다.

  최근 이와 같이 지인의 번호를 사칭해 돌잔치, 청첩장 등 사기 문자를 보내는 ‘스미싱’(Smishing) 수법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스미싱 사기단은 SMS로 악성 앱을 링크로 포장해 유포한 뒤, 링크를 클릭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를 설치해 자신들의 휴대전화에 소액 결제 인증번호를 전송하게 한다.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피해자들의 명의로 소액결제가 완료되고, 한 달 후 피해자에게 결제 대금이 청구된다. 법원이나 경찰서를 사칭하는 ‘간 큰’ 경우, “형사 소송건으로 법원출석서가 발부됐다”, “사건번호 관련 긴급출석요구서 내용확인”이라는 내용과 함께 링크를 첨부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클릭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전남 순천경찰서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메시지가 전국적으로 전송된 사례가 있었다. 이에 순천경찰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관계인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에는 주소 클릭 시 해당 게시물로 바로 이동하는 URL을 첨부하지 않고 담당경찰관의 이름을 적는다”며 “관공서를 사칭하는 스미싱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피해자들에게 욕설 문자를 보내 전화를 걸게 하는 사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신종 스미싱 수법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으나, 확인 결과 루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단순한 전화 발신만으로는 소액결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미싱으로 소액결제 10만 원 피해를 봤다는 자연대 한 학생은 “지인의 번호로 청첩장 문자메시지가 와 무심결에 링크를 클릭했는데, 다음 달 요금 고지서에 사용하지도 않은 소액결제 내역이 찍혀 있어 놀랐다”며 “그 문자메시지가 스미싱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문화방송> 보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접수된 스미싱 피해는 1만 8천여 건으로, 피해액은 35억 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피해액인 5억 7천만 원의 약 7배 정도로, 피해 규모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낚는’ 탓에 피해만 점점 속출했지만, 지난달 30일 국제스미싱사기단이 검찰에 적발, 검거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악성 앱을 개발해 문자메시지로 유포하면 한국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해킹 정보가 일본에 있는 서버로 전송되도록 했다. 이후 중국 인터넷 게임사업장 운영자가 국내 게임 사이트에 접속해 소액결제 방식으로 게임머니를 구입했다. 그러면 국내에 머물고 있는 공범들이 사이버머니 환전업체를 통해 현금으로 바꾸고 문화상품권을 사들여 일련번호를 중국에 발송해 다시 한 번 현금으로 세탁하는 등 상당히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동안 105명으로부터 2천만 원 상당을 가로챘다고 밝혔지만,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