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국내 대학 도서관 수와 보유 장서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에 비해 대학생들의 도서 대출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 원인을 살펴보고 우리 대학 도서관의 실태를 조사한 후 그에 대한 해결책을 알아봤다.

교육부와 한국 교육학술정보원이 매년 작성하는 교육통계연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국내 대학의 도서관수는 작년대비 493개에서 626개로 21% 증가했다. 장서 수는 7천25만여 권에서 1억 3천374만여 권으로 90%나 늘었다. 도서관 열람실마다 엄청난 수의 책이 확충된 것이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책을 빌려보는 학생은 크게 줄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최근 3~4년 새 대출 건수가 17.9% 감소했고 이화여대의 경우에도 대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 학생들의 독서 실태는 어떨까?

  우리 대학 일송기념도서관(도서관)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 29일까지 약 1 년간 총 7만 6천550권의 도서 대출이 이뤄졌다. 그중 가장 선호가 높은 분야는 ‘문학’으로 총 2만 3천176권의 대출 수를 보였다. 두 번째로 인기가 높은 분야는 1만 4천176권의 대출을 기록한 ‘사회과학’이다. 세 번째로는 7천731권의 ‘역사’ 분야이며 네 번째로 7천 657권의 ‘응용과학’ 분야였다. 일본학 연구소를 제외한 9개의 분야 중 학생들의 선호가 가장 낮은 분야는 ‘종교’로 915권을 나타냈다.

  올해 8만 권이 넘는 책을 대출한 우리 대학의 도서관이지만 과연 모든 재학생이 책을 빌린 것일까? 실제 우리 대학의 총 학생 수는 8천187명이다. 그중 2천183명의 학생들은 일송 기념도서관에서 ‘단 한번’도 도서 대출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사용, 독서의 가장 큰 장애물

시장조사전문기관인 ‘트렌드 모니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 시 독서를 하는 사람은 줄어들었지만 76%의 사람들은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 경우 집중력이 하락해 독서를 하기 힘들어진다. 아무리 전자책이 있다고 하지만 읽다 보면 다양한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 집중하기 어렵다.

  도서관 운영팀 왕신식 팀장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것도 독서량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 대학 도서관은 전자책을 보유해 학생들이 전자기기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12월에는 오디오북도 구매해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유롭게 책을 다운받을 수 있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덜 받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책을 읽지 않는 데는 취업문제도 한몫하고 있다. 작년 12월, 대학생 미디어 포탈 캠퍼스라이프가 대학생 평가단 4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의 학생들이 ‘과제 등 학업에 치여 여유가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한별(경영ㆍ3년) 씨는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토익 공부와 다양한 교내활동을 하고 있어 바쁘다”며 “책을 읽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자주 독서를 하기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도서관, 책 읽는 장소만은 아니야

왕 팀장은 “도서 대출 수가 적다고 해서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이제는 도서관이 단순히 공부를 하고 책을 읽기 위한 장소가 아닌 영화를 보고 커피도 마시는 복합적인 장소로 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도서관도 그 추세에 맞추기 위해 도서관 내에 카페와 전자정보실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거나 카페를 이용하러 오기도 한다. 또 매주 도서관에서는 영화 상영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DVD 대출을 통해 학생들이 책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고 도서관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DVD는 지난 1년간 2만 7천여 편이 대출됐을 정도로 학우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 자주 출입해야
독서도 자연스레 늘어

왕 팀장은 “학생들이 도서관에 자주 오도록 하는 것이 대출과 독서를 늘리는 데 중요하다”며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모든 신입생들은 입학한 후에 ‘도서관 이용자 교육’을 통해 도서관 이용 방법을 배워오고 있다. 지난 학기에도 총 43회에 걸쳐 이용자 교육이 이뤄졌다.

  또 도서관은 학우들이 도서관에 자주 출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유명 작가를 초청하는 ‘저자와의 대화’를 들 수 있다. 왕 팀장은 “‘저자와의 대화’는 지금까지 16회에 걸쳐 진행됐다”며 “이문열, 신경숙, 은희경 작가 등 학생들이 많이 읽는 책의 저자를 초청해 행사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매학기 다독자와 독서왕을 선발해 시상할 뿐만 아니라 ‘명저 마스터’ 프로그램을 운영해 독서하는 법과 서평 쓰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우들이 활발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도서관에 구비되지 않은 책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대부분 책을 구입하고 신청자가 우선적으로 빌려볼 수 있는 시스템도 제공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우리 대학 학생들이 도서관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독서량이 부족하면 글쓰기나 의사소통 능력이 좋을 수 없다. 대학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학점을 위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갖고 독서를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다.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갖고 독서를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다.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갖고 독서를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다.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를 갖고 독서를 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