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대 총학생회 ‘올리GO’가 정당하지 못하게 학생회비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1일 학생회비를 요구하는 문서를 각 가정에 발송했다. 문서는 총학생회장이 학부모에게 전하는 인사말과 함께 기재된 계좌에 학과명, 학생 이름으로 1만2천 원을 입금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어 총학생회 간부 연락처와 학생회비 사용 내역은 총학생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총학생회가 우편을 보내서까지 학생회비를 요구한 이유는 2학기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심사가 다소 길어져 등록금 고지서가 미 발송돼 회비가 예년보다 적게 걷혀서다. 고지서 발송일이 다 되도록 심사가 늦춰지자 대학 측은 ‘장학재단의 심사를 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등록금 고지서를 온라인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이 온라인 고지서에는 등록금, 학생회비, 교지대금이 포함돼 있었다.

  대학 한 관계자는 “본래 등록금 고지서, 학생회비, 교지대금은 성적표 발송 우편에 덤으로 끼워 넣는 개념”이라며 “이번 국가장학금 심사 장기화로 등록금만 온라인상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려 했는데 총학생회와 상의 후 학생회비 고지서도 함께 출력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회비 내역을 확인하지 못한 학생들이 등록금만을 납부해 예산이 예년보다 약 70%가량이 부족하게 됐다. 이에 2학기 예산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총학생회와 각 단과대학 학생회가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친 후 각 가정에 우편을 발송했다.

  문제는 등록금과 함께 학생회비를 납부한 학생들에게까지 우편을 보냈다는 것이다. 학생회비를 납부했다는 인문대 한 학생은 “온라인에 뜬 학생회비 고지서를 보고 등록금과 함께 납부했는데 집으로 우편이 와 황당했다”며 “회비를 납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분해 우편을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학생회비’를 학부모들에게 요구했다는 점도 학생들의 불만을 불러 일으켰다. 기숙사에 거주하다가 부모님께 ‘우편이 왔다’는 전화를 받은 한 학생은 “부모님께서 전화하시더니 갑자기 ‘학생회비를 내라고 우편이 왔다’고 하셨다”며 “학생회비 납부 사실은 학부모가 아니라 학생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대 한 학생은 “학생들을 위해 쓰이는 학생회비를 왜 학생들에게 정당하게 요구하지 않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우편을 발송했는지 모르겠다”며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내라면 다 내야하는 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라 내고 싶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며 “솔직히 학생회비가 정당하게 사용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 대학 학칙 학생생활 규정 제7조 1항에 따르면 ‘건전한 학생회 활동에 필요한 경비조달을 위하여 소정의 회비를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학생회칙 제5조 회원의 권리와 의무 5항에 ‘본회의 회원은 회비납부의 의무를 지닌다’는 내용만 고지돼 있을 뿐이다. 이는 ‘학생회’규칙으로, 일반 학생들이 지켜야 할 사항은 아니다.

  한편, 대학 측은 국가장학금 심사 기간과 등록금 고지를 고려해 온라인 출력 방식을 유지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등록금 고지서가 온라인 출력 방식으로 바뀐 뒤 최초(1차) 등록금 납부 비율이 이전보다 낮은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