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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문학상] 소설 분야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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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2  17: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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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부딪치는 지점에서 겪게 되는 갈등이 소설의 원천이라고 한다면, 소설의 주제란 어떻게 이 세계를 인식할 것인가 하는 점에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투고작 전반이 가정 붕괴, 경제적 위기, 일확천금에 대한 꿈들을 소재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불안정성이 투고자들의 내면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더불어 이 소재들이 투고자들이 대면하고 인식해야 할 세계의 부조리를 응집하여 드러내고 있는 지점이라는 점도 명확하다. 그러나 글이 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문체나 구도 설정과 같은 형식적 숙련도뿐만 아니라 인물과 사건의 창조도 중요하다. 즉 작가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인물을 개성적으로 창조하되, 그로 하여금 갈등과 사건의 구조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해야 할 것이다. 

투고작 「우화(羽化)」와 「검은 고양이」는 그러한 점에서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검은 고양이」의 경우 대학생 인물이 처한 현실이 주인공의 내면을 얼마나 일그러뜨리고 있는지를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설이 쓰여야만 하는 내적 필연성이 세계의 부조리를 몸으로 겪어내는(구토) 주인공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저자가 인물과 분리되지 않아서 주인공의 심리를 평면적이고 관습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그칠 뿐, 서사적으로 객관화시키지 못한 점이 아쉽다. 

「우화(羽化)」는 주인공이 다른 인물과 사건을 통해 갈등을 겪고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J와의 관계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주인공의 성격은 이 인물이 매우 복합적이면서도 다층적으로 창조되었음을 알려준다. 특히 변화의 극적인 순간을 문학 작품의 인유와 우화를 통해 강렬하게 이미지화하는 재능이 돋보인다. 다만 카프카의 「변신」의 인유이자, 우화(羽化)의 일그러진 형태인 ‘매미’로의 변신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분명하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우화(寓話)의 형식이 가진 한계를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 작품 중에 오래 고민하다 「우화(羽化)」를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박슬기 (국어국문·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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