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페인어로 ‘회의는 언제입니까’라는 표현을 배우겠습니다. 꾸안도 에스 라 레우니온(¿Cuándo es la reunión)?”

취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기업이 공인 영어 성적뿐만이 아니라 제2외국어 스펙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삼성이나 현대, CJ, 한화 등 대기업에서는 ‘전략언어’인 제2외국어 구사자에게 취업 시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은 채용 추세에 발맞춰 제2외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한편, 직장인들도 업무와 승진에 제2외국어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최근 자원개발, 신흥시장 개척 분야에서 중남미 및 동남아가 떠오르면서 해당 언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2, 3 외국어 사내 강좌를 진행하고, 외부교육을 받을 시 교육비 전액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승진 등의 인사고과에 제2외국어를 의무 반영하는 곳도 생겨났다. 최근 기업들의 중남미 및 제3국 진출이 늘어나면서 영어는 물론 특수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구직자를 채용 우대하는 곳이 많다.

기업에서 제2외국어 구사자를 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구직자들의 영어실력이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의 제2외국어 우대자 열풍 추세에 따라 대학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대가대)는 지난해 외국어 교과목을 잇달아 개설했다. 대가대는 포르투갈어, 캄보디아어, 아랍어, 베트남어 등 브라질과 아시아권 경제발전에 맞춰 학생들이 다양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포르투갈어는 2개 분반에 총 46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자주 쓰는 쉬운 표현과 관용어를 바탕으로 말하기와 쓰기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캄보디아어도 2개 분반에 총 85명 수강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고려대는 지난 2010년부터 제2외국어를 졸업인증에 포함시켰다. 당시 고려대 이기수 총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부 대학에서 제2외국어를 폐강하는 곳도 있지만 학문의 출발점은 문과대학 등 기초학문에 있다”며 제2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