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학교 대학생 A씨는 오늘도 공강 시간을 이용해 국가근로장학생 근무를 선다. 성인이 돼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어 이번 학기부터 일을 시작했다. 근로장학생은 학업과 병행해 노동을 하기 쉽지는 않지만, 방과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뺏기는 것보다 비는 시간에 근무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A씨는 힘든 근무에 비해 적은 시급이 불만이다. 당장 통학비로 나가는 지출만 해도 한 달 급여의 절반이 빠져나간다. 주말에도 근무를 서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주말수당은 받지 못한다. “근로장학생은 노동자도 아닌가요? 전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해요.”

최근 대학가 국가근로장학생 사이에서 시급 문제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요점은 근로장학생들이 과연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냐,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는 장학생이냐 하는 것이다. 국가근로장학생들은 교내와 교외 두 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교내는 8천 원, 교외는 9천5백 원의 시급을 준다. 하지만 근로장학생들은 정식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정해진 시급을 주지 않는 곳이 많은 곳으로 드러났다. 근로장학생들은 장학금 명목이라는 이유로 최저 임금법에 적용되지 못한다.

일반근로도 시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지난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17개 대학의 일반근로장학생 평균 시급은 5천6원이다. 그마저도 5곳 중 1곳은 최저임금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시급을 줬고, 천 원 대 시급을 주는 곳도 있었다. 이에 해당 대학은 “장학금 명목으로 나가는 돈이라 최저임금과는 상관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시급을 가장 적게 주는 대학은 대전신학대학이 1천451원을, 가장 많이 주는 대학은 포항공대로 8천330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근로장학생이 노동자임을 인정받을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근로장학금이 근로에 대한 임금으로 간주될 경우 소득에 반영되기 때문에 생계급여 지급 대상자인 장학생들은 대상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생계 급여를 받아야 하는 학생들은 되려 노동자 인정을 꺼리는 추세다. 또 최근에는 정부가 국가장학금 지급 시 근로 장학생을 우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통계조사에 따르면 1주일에 1시간 이상 근무 시 취업자로 분류되는데, 이는 일과 대학 공부를 병행하는 대학생이 증가하면 고용률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근로 학생에 대한 장학금 제도가 있음에도 국가장학금 요건에 근로 장학생을 포함한다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